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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지난 10년 동안 미국에서 약물 과다복용으로 부모를 잃은 아동이 32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약협회정신의학지(JAMA Psychiatry)에 발표된 이번 연구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21년까지 부모의 약물 과다복용으로 부모를 잃은 아동은 321,566명에 달했으며, 인구 10만 명당 비율로 보면 27명에서 63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번 조사는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약물남용연구소(NIDA), 정신건강·물질남용청(SAMHSA),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공동으로 수행했다. 

 

연구진은 특히 비히스패닉계 아메리칸 인디언·알래스카 원주민 아동이 2021년 기준 인구 10만 명당 187명으로, 백인 아동(76.5명)과 흑인 아동(73명)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비율을 보였다고 밝혔다. 18~25세 젊은 흑인 부모의 자녀는 연평균 24%의 증가율을 보여, 가장 빠른 속도로 피해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약물 과다복용으로 사망한 18~64세 성인은 총 649,599명으로, 이들 중 거의 절반이 미성년 자녀를 둔 부모였다. 

 

이 가운데 부친을 잃은 아동은 192,459명, 모친을 잃은 아동은 129,107명이었다. 노라 볼코우(Nora Volkow) NIDA 소장은 “약물 과다복용으로 숨진 이들 중 절반 가까이가 부모였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라며 “이 비극은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던 죽음이며, 자녀를 둔 부모에게 예방과 치료, 회복 서비스를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는 국가 단위에서 과다복용으로 부모를 잃은 아동 규모를 추산한 최초의 시도로, 2010~2019년 ‘국가 약물사용 및 건강조사(NSDUH)’ 데이터를 기반으로 18~64세 성인의 약물 사용 이력과 자녀 유무를 분석했다.

 

여기에 질병통제센터의 사망통계시스템(NVSS)을 결합해 인종, 성별, 연령대별로 추정치를 산출했다. 분석 결과, 26~40세 부모의 사망으로 부모를 잃은 아동이 175,355명으로 가장 많았고, 백인 부모의 사망에 따른 아동이 234,164명으로 전체의 약 73%를 차지했다. 히스패닉계 아동은 40,062명, 흑인 아동은 35,743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최근 몇 년간 인디언·흑인 커뮤니티에서 과다복용 사망률이 급증한 경향과 일치한다. 

 

미리엄 델핀-리트몬(Miriam Delphin-Rittmon) SAMHSA 차관보는 “이번 연구는 약물 위기의 여파가 개인을 넘어 가족과 공동체 전체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특히 유색인종 공동체가 불균형한 피해를 겪고 있음을 고려해 예방과 치료, 회복 서비스가 문화적으로 적합하게 설계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CDC 국립손상예방센터의 앨리슨 아워워디(Allison Arwady) 소장도 “부모를 잃은 아이는 단순한 상실감뿐 아니라 가족 붕괴라는 2차적 피해를 겪는다”며 “가정이 이런 위기를 겪지 않도록 예방과 지원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약물 사용 장애 환자를 단순한 개인이 아닌 부모이자 가족 구성원으로 인식하고, 가족 중심의 통합적 치료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결과는 미국 사회가 약물 위기를 공중보건 차원의 ‘세대 간 위기’로 인식해야 함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