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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거울을 보던 중 어느 날 갑자기 정수리나 옆머리에 동그랗게 푹 꺼진 듯한 빈 공간이 보인다면, 이는 단순한 탈모가 아니다. ‘원형탈모증’은 면역체계의 이상으로 생기는 자가면역질환으로, 단순한 외모 변화에 그치지 않고 환자의 정신건강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증 질환이다.


최근 서울대학교병원 피부과와 정신건강의학과 공동 연구진은 원형탈모 환자 약 2만 명의 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들이 일반인보다 우울증 진단을 받을 확률이 2배 이상 높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탈모 범위가 클수록, 지속기간이 길수록 불안장애, 공황장애, 심한 경우 자살충동까지 동반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심리적 고통은 원형탈모가 눈에 띄는 외모 변화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정수리나 이마 라인, 옆머리 등 머리카락이 잘 보이는 부위에 동그란 탈모 부위가 생기면 타인의 시선을 피하게 되고, 대인관계 기피, 자존감 저하, 사회적 위축감을 겪게 된다. 특히 청소년이나 사회생활이 활발한 2030세대에서 심리적 충격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원형탈모는 면역세포가 모낭을 공격하면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유전적 요인 외에도 스트레스, 수면 부족, 과도한 다이어트, 면역계 이상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중요한 건 단순한 ‘스트레스성 탈모’로 오해하고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또한 원형탈모는 재발률이 높아 치료가 길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로 인해 ‘탈모 자체에 대한 불안’이 또다시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악순환에 빠지기 쉽다. 실제로 많은 환자들이 치료 중 “좋아졌다가 다시 빠질까봐 불안해서 잠이 안 온다”는 호소를 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원형탈모 환자에게 피부과 치료뿐 아니라 정신과적 평가와 심리치료까지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강조한다. 약물치료나 광선치료 외에도, 인지행동치료나 상담치료를 통해 스트레스에 대한 대처능력을 키우는 것이 탈모 완화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탈모로 인한 심리적 고통을 ‘감정의 나약함’으로 치부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하고 치료받는 것이 건강한 회복의 시작이라는 점이다. 머리카락은 눈에 보이지만, 그로 인한 마음의 상처는 보이지 않기에 더 위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