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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연구진이 주사를 사용하지 않고도 대용량 약물을 빠르게 체내로 전달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의 마이크로니들 패치를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전재용 교수와 의공학연구소 천화영 박사,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윤현식 교수 공동연구팀은 약물 전달 효율을 높이기 위해 모세관력을 이용한 ‘표면유체식 마이크로니들패치(SFMNP)’ 기술을 확립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패치는 피부 표면에 부착하는 것만으로 약물이 스스로 간질공간과 림프계로 이동하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기존 마이크로니들 기술이 주로 소용량 약물 전달에 머물렀던 것과 달리, 이번 기술은 큰 저장소에서부터 미세한 바늘까지 다양한 크기의 통로를 연속적으로 연결한 구조를 갖춰 고용량 약물의 이동이 가능하다. 저장소에 담긴 약물은 약 1mm 크기의 홀을 통해 패치 표면으로 이동하고, 피부와 패치 사이의 미세 통로를 따라 모세관력에 의해 자연스럽게 마이크로니들 부위까지 퍼져 들어가는 방식이다.


기초 단계 실험에서 연구팀은 패치가 생성하는 0.2~0.3mm 크기의 미세 구멍을 통해 약물이 손실 없이 림프 모세혈관까지 도달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어 동물 모델을 대상으로 림프조영술용 조영제를 전달한 실험에서는 부착 후 10분 이내에 조영제가 간질공간을 지나 림프절까지 도달하는 결과가 나왔다. 형광 신호 강도는 기존 주사 방식과 거의 유사한 수준으로, 전달 효율 면에서도 뒤처지지 않았다. 특히 약물이 2시간 이상 체내에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돼 체류 시간 확보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보였다.


림프부종 모델에서도 패치는 기존의 간질 압력 상승 상황을 극복하며 약물을 안정적으로 전달해 기술의 활용 가능성을 넓혔다. 전재용 교수는 “이번 기술은 조영제나 항암제처럼 림프계와 간질조직을 타깃으로 한 약물 전달에서 매우 높은 효율과 편의성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하며 “향후 림프부종, 암의 림프절 전이 진단, 치료 반응 모니터링까지 범위를 확장할 수 있는 차세대 플랫폼으로 발전시키는 데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윤현식 교수는 생산성 측면에서의 장점을 강조했다. 그는 “표면유체식 마이크로니들은 구조적으로 연속 대량생산이 가능해 상용화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점이 큰 강점”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기능성·나노소재 분야의 국제 학술지 ‘응용기능소재(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게재됐으며, 커버 논문으로 선정되는 동시에 유럽화학학술연합회가 선정하는 ‘핫토픽’에도 이름을 올렸다. 연구팀은 약물 전달 방식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기술로 평가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