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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장시간 화면을 바라본 뒤 눈이 뻑뻑해지고 피로한 느낌이 든다면 최근 생활습관과 시력 환경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디지털 기기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눈의 피로와 건조감을 호소하는 사람이 빠르게 늘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이 같은 증상은 더욱 뚜렷해지는데, 의료진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서 눈 건강 전반의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가장 흔한 원인은 깜빡임 감소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안과 전문의 샹탈 쿠지노-크리거 박사는 독서나 컴퓨터 사용처럼 집중도가 높은 작업을 할 때 사람의 평균 눈 깜빡임 횟수가 급격히 줄어든다고 설명한다. 깜빡임은 눈 표면에 보호막을 형성하는 중요한 작용을 하기 때문에, 속도가 떨어지면 눈이 쉽게 건조해지고 통증이나 모래알 같은 이물감을 느끼기 쉽다. 특히 50대 이상, 여성, 콘택트렌즈 착용자에서 건조증이 더 두드러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항히스타민제와 같은 일부 약물이나 기존 안질환도 건조감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생활환경 역시 영향을 미친다. 차 안의 에어벤트나 선풍기 바람이 얼굴에 직접 닿으면 눈물막이 빠르게 증발해 건조가 심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연기나 강한 바람이 부는 야외 환경도 눈 표면을 자극하는 문제로 꼽힌다. 단순하면서도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환경이 눈의 회복력을 떨어뜨리는 만큼, 불필요한 자극을 줄이는 것이 기본적인 관리의 첫 단계다.


노화로 인한 변화도 무시할 수 없다. 나이가 들면 가까운 사물을 또렷하게 보기 위한 조절력이 자연스럽게 감소하는데, 이를 ‘노안’으로 부른다. 쿠지노-크리거 박사는 가까운 곳을 볼 때 내부 근육이 수축해 초점을 맞추는데, 장시간 수축 상태를 유지하면 근육 피로가 가중된다고 설명한다. 40대에 접어들면 이 능력이 현저히 감소해 작은 글씨가 흐릿해지고 눈이 쉽게 피곤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읽기용 안경이 필요한 시점도 이때 찾아온다. 흰머리가 생기고 피부에 주름이 자리 잡는 것처럼 노안 역시 자연스러운 신체 변화라는 점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눈의 피로는 어른에게만 해당되는 문제가 아니다. 집중해서 화면을 보는 시간이 늘어난 소아·청소년에게도 눈물막 불안정과 초점 피로가 나타날 수 있다. 아이들은 통증을 직접 표현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눈을 자주 비비거나 과하게 깜빡이는 행동으로 불편함을 드러내기도 한다. 더 심각한 문제는 장시간 근거리 작업이 어린이 근시 증가와 연관된다는 점이다. 전 세계적으로 소아 근시 비율이 상승하고 있는데, 여러 연구에서 스마트폰·태블릿 사용 시간이 근시 진행에 영향을 준다는 결과가 반복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눈의 피로를 완화하기 위해 전문가들이 꾸준히 권하는 관리법은 ‘20-20-20 규칙’이다. 화면을 20분 사용한 뒤 20피트(약 6미터) 떨어진 곳을 20초 정도 바라보는 방식이다. 가까운 곳에 고정됐던 초점을 멀리 이동시키면서 눈 안쪽 근육의 긴장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쿠지노-크리거 박사는 어린이의 근시 예방을 위해 야외활동을 늘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먼 거리를 바라보고 자연광을 접하는 시간이 늘어나면 근시 진행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여러 역학 연구에서 야외활동 시간이 길수록 근시 발생률이 낮아지는 경향이 관찰되고 있다.


성인에게도 동일한 원칙이 적용된다. 화면 노출 시간을 줄이고 일정한 간격으로 눈을 쉬게 하면 눈물막 회복과 초점 피로 완화에 도움이 된다. 실내 환경에서는 송풍기 방향 조절, 가습 유지, 건조한 바람 회피 등 소소한 변화만으로도 증상이 개선되는 사례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뻑뻑함이나 통증이 지속된다면 전문 안과 진료가 필요하다. 단순 건조감으로 판단하고 방치하면 각막 표면의 손상이나 만성 염증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눈 불편감을 단순 피로로 넘기기보다 일상 속 습관과 환경의 작은 변화를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디지털 기기 사용 시간이 점점 길어지는 시대일수록 눈 건강을 지키기 위한 기본 수칙이 중요해지고 있다. 눈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지 않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 그 단순한 실천이 장기적인 시력 보호의 출발점이라는 것이 의료진의 공통된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