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tockphoto-1349249828-612x612.jpg\"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하루를 마치고 잠자리에 드는 순간, 반려동물이 함께 누워 잠드는 모습을 보며 위안을 얻는 보호자들이 많다. 그러나 최근 해외 연구에서는 반려동물의 수면 패턴이 보호자의 정신건강에 의외의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결과가 속속 보고되고 있다. 특히 수면 중 자주 움직이거나 코를 고는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는 경우, 보호자의 수면 질이 떨어지고 불면이나 우울 증상이 증가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연구팀은 반려동물과 함께 잠을 자는 1,000여 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수면 추적기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했다. 그 결과 반려견이 야간에 빈번하게 자리 이동을 하거나, 코골이나 불규칙한 호흡음을 내는 경우 보호자의 수면 효율이 평균 10% 이상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런 수면 방해가 지속될수록 낮 시간대 피로감, 집중력 저하, 감정기복이 커지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반려동물의 생체 리듬이 인간과 달라 밤에도 활동성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아, 보호자의 생체시계를 교란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현상은 단순히 ‘잠을 방해받는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반려동물의 불안, 분리불안, 수면무호흡 등의 문제는 보호자에게 감정적으로 전이될 수 있으며, 이는 보호자의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에도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반려견의 수면장애를 방치하면 보호자 역시 수면 부족으로 인한 우울감과 무기력감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반려동물과 보호자가 서로의 생체리듬에 영향을 주는 ‘공동 수면 생태계’가 형성된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반려동물의 수면환경을 따로 조성하는 것을 권장한다. 일정한 온도와 조도, 조용한 공간을 확보하면 반려동물의 불안감을 낮추고 수면 패턴을 안정시킬 수 있다. 특히 반려견의 코골이나 호흡 이상이 심할 경우, 단순한 피로가 아닌 비만·기도협착·호흡기 질환의 신호일 수 있어 수의사의 검진이 필요하다. 반려묘의 경우에도 야간 활동량을 줄이기 위해 취침 전 놀이 시간을 충분히 가지는 것이 좋다.

또한 보호자 스스로도 수면 위생을 점검해야 한다. 반려동물과의 애착이 깊다고 해서 항상 같은 침대에서 자는 것이 좋은 선택은 아니다. 일정한 수면 루틴을 유지하면서 반려동물의 생활리듬을 맞추는 것이 장기적으로 서로의 건강에 이롭다. 스마트워치나 반려동물용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수면 데이터와 활동량을 기록하면 문제의 원인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반려동물의 수면은 단순한 편의의 문제가 아니라, 보호자와의 심리적 연결과도 직결된 영역이다. 함께 살아가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수면의 질은 두 존재 모두의 행복을 좌우한다. 결국 반려동물의 숙면은 보호자의 정신건강을 지키는 첫 번째 방어선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