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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여름철 더위 속에서 오래 서 있거나 장시간 한자리에 앉아 있으면 다리나 발목이 붓는 경험은 낯설지 않다. 운동 후 국소 부위가 붓는 상황도 흔하다. 하지만 일상에서 가볍게 지나치는 이 부종이 때로는 몸의 깊은 이상을 알리는 첫 번째 신호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몸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물은 혈액과 림프액 형태로 전신을 순환한다. 림프액은 면역 기능을 담당하는 세포를 실어나르는 통로이기도 하다. 이 체액이 특정 부위에 몰리면 ‘부종’이 발생하며, 얼굴·손·발목·다리 등 어느 부위든 예외가 없다.


일시적인 부종은 특별한 치료 없이도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 임신 중 다리·발이 붓는 현상은 태아의 무게가 혈관을 압박해 순환이 지연되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변화로 알려져 있다. 나트륨 섭취가 많은 식단도 체내 수분 저류를 유발해 얼굴이나 손이 일시적으로 붓게 만든다. 일부 고혈압 치료제는 혈관 확장 작용으로 인해 말초 부종을 동반하기도 한다.


그러나 모든 부종이 가볍게 넘겨도 되는 것은 아니다. 하버드 의대에서 림프계 질환을 다루는 드루브 싱할 교수는 “부종은 불편감뿐 아니라 감염 위험을 높이고 상처 치유 속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며 “원인을 정확히 모르는 부종이 반복된다면 반드시 진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부종은 심부정맥혈전증처럼 즉각 치료가 필요한 질환의 신호일 수도 있다. 다리 깊은 혈관에 혈전이 생겨 한쪽 다리가 급격히 붓는 DVT는 방치할 경우 폐색전증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어 응급 상황으로 다뤄진다. 심장이 혈액을 충분히 밀어내지 못하는 심부전, 간이나 신장의 여과 기능 저하 역시 체액이 배출되지 못해 사지에 고이게 만들 수 있다.


외상이나 수술이 림프 순환을 방해해 발생하는 림프부종도 장기간 관리가 필요한 상태다. 유방암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를 받은 사람에게 흔히 나타나는 질환으로, 초기 대처가 늦어질수록 조직이 단단해지고 회복이 어려워질 수 있다.


부종 치료의 핵심은 ‘원인 규명’이다. 약물 부작용이 원인이라면 약 변경이나 감량을 고려해야 하며, 혈전이 의심될 때는 전문적인 검사와 항응고제 치료가 필요하다. 심부전 등 체액 과다 상태가 동반되는 경우 이뇨제를 통해 과잉 수분을 배출하는 방식이 널리 활용된다. 원인과 관계없이 대부분의 부종 환자에게 권고되는 공통 치료법인 압박 요법도 주목받는다. 의료용 압박 스타킹이나 슬리브는 말초 순환을 개선해 부종을 줄이고, 통증이나 불편감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전문가들은 갑작스럽게 한쪽 팔다리가 붓는 경우, 혹은 며칠 새 점점 더 심해지는 부종이 나타날 때를 위험 신호로 본다. 순환기·신장·간 질환처럼 조기 진단이 중요한 질환이 부종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적지 않아, 변화가 감지될 때 의료진 상담을 서두르는 것이 장기적인 건강 관리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일상에서 사소해 보이는 신체 변화라도 반복되거나 양상이 달라진다면 몸이 보내는 경고일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