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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반려동물에게서 소변 양이 갑자기 늘고 물을 유난히 많이 찾는 모습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습관 변화로 넘기기 어렵다. 대전 중리더펫동물병원 최재용 대표원장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강아지와 고양이도 당뇨병에 걸릴 수 있다”며 “초기 신호를 놓치면 합병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려동물 의료현장에서는 최근 당뇨 진단 사례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당뇨는 포도당이 세포 안으로 제대로 이동하지 못해 혈액 속에 쌓이는 대사 질환이다. 포도당을 세포로 이동시키는 핵심 역할을 맡는 호르몬이 인슐린인데, 이 인슐린이 부족하거나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혈당이 오르며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강아지에게는 인슐린 분비가 저하되는 1형 당뇨가 흔하며, 고양이는 인슐린 저항성이 중심이 되는 2형 당뇨가 상대적으로 많이 보고된다. 1형은 평생 인슐린 투여가 필요하지만, 2형은 식이와 체중 조절을 통해 회복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발병 원인은 유전적 요인이 가장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생활습관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사료 대신 간식 섭취가 잦거나 사람 음식을 자주 먹는 반려동물은 체중이 쉽게 증가하고 혈당 조절 능력이 떨어진다. 중성화하지 않은 암컷 강아지가 당뇨에 취약한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최 원장은 “쿠싱증후군이나 비만 등 기존 질환이 동반될 경우 당뇨 위험이 더 높아진다”며 “중성화수술과 적절한 체중 유지가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당뇨의 전형적인 신호는 다음과 다뇨다. 혈액 속 포도당 농도가 높아지면 신장은 이를 소변으로 배출하려 하고, 그 과정에서 소변량과 횟수가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물을 지나치게 많이 마시거나 평소와 달리 식욕이 크게 증가하는 데도 체중은 오히려 감소하는 모습이 나타날 수 있다. 에너지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기력이 떨어지고 눈의 수정체가 영향을 받아 백내장이 생기기도 한다. 사람과 달리 말단부 괴사가 흔하게 나타나지 않는 것이 차이는 있지만,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는 점은 동일하다.


치료의 핵심은 인슐린 투여지만, 식이관리가 치료 효과를 좌우한다는 점은 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사료는 혈당 상승을 완만하게 해주기 때문에 기본 치료와 병행하면 안정적으로 혈당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인슐린을 과하게 투여해 정상 범위 이하로 혈당이 떨어지는 상황은 위험하다. 저혈당은 쇼크를 일으킬 수 있어 치료 초반에는 자주 혈당을 점검하고 개별 반려동물에 맞는 인슐린 용량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일정 용량이 정해지면 보호자가 하루 1~2회 직접 투여하며 관리할 수 있다.


대체로 치료 성적은 좋은 편이다. 소변량과 음수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며 안정적인 변화를 체감했다는 보호자 반응도 많다. 정기적인 혈액검사와 생활관리만 지속한다면 당뇨는 충분히 관리 가능한 질환이라는 것이 현장의 공통된 설명이다. 최 원장은 “반려동물의 작은 행동 변화가 중요한 신호일 수 있다”며 “초기 대응이 빠를수록 치료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