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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나이가 들수록 눈이 뻑뻑하고 모래알이 들어간 듯한 불편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흔히 노화의 일부로 여겨지는 안구건조증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시력 저하와 안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질병이지만, 실제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 문제를 겪는지 정확한 실태는 오랫동안 명확하지 않았다. 기존 추정치는 5~50%로 편차가 컸다.


그러나 유럽 백내장·굴절수술학회(ESCRS) 학회에서 공개된 대규모 조사 결과, 안구건조증은 생각보다 훨씬 흔한 질환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미국과 유럽 일반 인구의 절반 이상이 안구건조 증상을 경험하고 있음에도 정식 진단을 받은 비율은 미국 17%, 유럽 20%에 그쳤다. 환자 상당수가 수년 동안 증상을 방치하거나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폴란드 바르샤바 옵테그라 안과의 피오트르 보즈니악 안과 전문의는 “많은 사람들이 ‘나이가 들면 눈이 건조해지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치료를 꺼린다”며 “그러나 단순한 인공눈물만으로도 큰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도움을 받지 못한 채 고통을 견디는 환자가 여전히 많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는 미국에서 2,003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2024년 조사와, 영국·프랑스·독일·폴란드·사우디아라비아 등 5개국의 5,000명 이상을 포함한 국제 연구 ‘NESTS(Needs Unmet in Dry Eye)’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한다. 2025년 조사에서는 일반 인구 2,580명과 안구건조증 환자 2,572명이 참여해, 안구건조증의 유병률과 진단, 치료 경험을 정밀하게 분석했다.


NESTS 연구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58%가 안구건조 증상을 경험했지만, 그중 정식 진단을 받은 사람은 20%에 불과했다. 특히 눈 건조 증상을 5년 이상 지속해서 겪고도 병원을 찾지 않은 비율이 30%에 달했으며, 절반의 환자는 “매일 증상을 느낀다”고 답했다. 보즈니악 박사는 “안구건조증은 시간이 지날수록 염증이 악화되는 경향이 있어 조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며 이런 지연이 질병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과 미국 조사 모두, 환자들이 치료를 미루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60%는 의료진을 찾아가기까지 최소 4개월 이상 기다렸고, 20%는 1년 넘게 방치했다. 증상 때문에 야간 운전을 중단하거나(17%), 화장을 포기하거나(14.8%), 냉난방 기기 사용을 줄이는 경우(15.2%)도 많았다. 환자 3명 중 1명은 최근 1년 사이 증상이 악화되었다고 답한 반면, 좋아졌다고 느낀 사람은 9%에 불과했다.


대부분의 환자는 스스로 또는 의료진 권고로 인공눈물을 선택했지만, 지금 받는 치료가 자신의 상태에 맞춰져 있다고 느끼는 비율은 25%에 그쳤다. 국가별 진료 시스템 차이도 확인됐는데, 프랑스는 절반 이상이 추적 관찰을 받지 않은 반면, 사우디아라비아 환자의 84%는 정기적으로 진료를 이어가고 있었다.


미국 조사에서는 건조감이 절반 가까운 사람들에게서 자주 나타났으며, 80%는 피로감·가려움·눈물 흘림 등의 증상을 경험했지만 정식 진단을 받은 비율은 17%였다. 70%는 치료 옵션을 잘 모르고 있었고, 40%는 안구건조증이 시력 저하나 다른 안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절반 이상은 6개월 이상 증상을 참고 지낸 후에야 병원을 찾았으며, 31%는 2년 이상 미루었다.


안구건조증은 생활환경과 건강상태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바람·먼지·건조한 기후, 난방·냉방, 흡연, 자가면역질환, 호르몬 변화 등 다양한 요인이 증상을 악화시킨다. 방치될 경우 염증이 심해져 눈꺼풀염, 일시적 시력 흐림, 통증 등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백내장이나 굴절교정술 등 대부분의 안과 수술 결과에도 영향을 준다.


ESCRS 필로메나 리베이루 회장은 “안구건조증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훨씬 크다”며 “이처럼 환자의 대부분이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