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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겨울 기온이 낮아지면 반려견의 활동량이 현저히 줄어드는 현상이 반복적으로 관찰된다. 보호자들은 산책을 나가도 평소보다 걷기를 꺼리거나 금세 집으로 돌아가려는 행동을 보인다고 호소하는데, 수의학계는 이를 단순한 기분 변화가 아닌 생리적·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한다. 추운 계절일수록 체온 조절 부담이 커지고 관절 통증이 심해지는 특성, 후각 자극의 변화가 반려견의 행동 패턴을 바꾼다는 것이다.


반려견이 움직임을 줄이는 가장 기본적인 이유는 체온 유지에 필요한 에너지 소비 증가다. 강아지들은 추위에 노출되면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에너지를 더 많이 사용하게 되는데, 이때 불필요한 움직임을 줄여 열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적응한다. 대한수의사회 관계자는 체중이 적거나 피하지방이 적은 소형견일수록 체온이 더 빠르게 떨어지는 경향이 있어 겨울철 활동량 감소가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절 건강도 중요한 변수가 된다. 낮은 기온은 근육과 관절을 경직시키고, 관절염을 가진 고령견의 경우 통증이 악화되면서 움직임 자체를 불편하게 느끼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동물병원 진료에서는 겨울철 관절 질환 관련 내원율이 증가하는데, 수의사는 찬 바람과 낮은 습도가 관절 주변 조직을 자극해 기존 질환을 악화시키는 경향이 있다고 해석한다. 때문에 고령견이나 슬개골 탈구 병력이 있는 소형견은 기온이 낮은 시기 산책 거리가 자연스럽게 짧아지는 경우가 많다.


강아지의 행동을 결정하는 주요 감각인 후각도 겨울의 영향을 받는다. 따뜻한 계절에는 다양한 냄새가 공기 중에 활성화돼 있어 강아지가 주변 환경을 탐색하려는 욕구가 강해지지만, 겨울에는 냄새 입자의 확산이 줄어들어 후각 자극이 감소한다. 그 결과 탐색 행동의 동기가 낮아지고, 산책 시 보행 반경이나 호기심이 줄어든다는 분석이 제시된다. 서울 시내 동물행동의학 전문의는 후각 정보가 줄어들면 강아지가 산책의 재미를 덜 느끼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활동량이 감소한다고 설명했다.


환경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미끄러운 바닥, 싸늘한 바람, 짧아진 일조량은 반려견에게 불안감을 줄 수 있고, 겨울옷 착용에 익숙하지 않은 개체는 움직임이 제한된 느낌을 받으며 활동을 더 줄이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새벽·야간 산책이 필요한 보호자들은 기온이 가장 낮은 시간대에 외출하게 되면서 반려견의 운동량이 평소보다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겨울철 활동량 감소를 단순한 행동 변화로 넘기지 말고, 실내 운동과 환경 조절을 통해 최소한의 신체 활동을 유지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조언한다. 실내에서 짧은 놀이 시간을 늘리거나, 미끄럼 방지 매트를 설치해 안정적인 움직임을 유도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고령견이나 관절 질환이 있는 반려견은 보온장비 착용과 실내 스트레칭, 적절한 체중 관리가 필수적이라는 점도 강조된다.


겨울철 반려견의 활동성 변화는 자연스러운 생리적 반응이지만, 운동 부족이 장기화되면 체중 증가와 스트레스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수의학계는 보호자가 기온 변화에 맞춰 적절한 환경을 마련해 주는 것이 반려견의 건강을 유지하는 핵심이라고 조언하며, 일상 속 관리가 활동성 유지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