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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한국 여성의 유방암 발생률이 꾸준히 증가하며 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최근 국내외 연구에서는 서구형으로 변화한 생활환경과 여성 호르몬 노출 기간 증가가 주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으며, 여기에 가족력·유전적 소인까지 더해지면서 복합적인 위험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시된다. 의료계는 이러한 추세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인구·환경 변화가 누적된 결과인 만큼, 조기 검진과 위험 요인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가장 주목되는 요인은 생활습관 변화다. 한국 여성의 체질량지수는 과거보다 높아졌고, 고지방·고열량 식단 비율이 증가하면서 체내 지방 축적이 늘었다. 지방 조직은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을 생성하는 주요 기관으로 작용하는데, 지방량이 늘어날수록 호르몬 노출이 증가해 유방 조직의 세포 증식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 시내 대학병원 종양내과 전문의는 서구형 식습관과 지방 증가가 한국 여성의 유방암 위험 구조를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출산·수유 패턴도 중요한 변화를 가져왔다. 과거보다 출산 연령이 높아지고 첫 출산을 하지 않는 여성 비율이 증가하면서 생애 동안 에스트로겐이 유방 조직에 작용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임신과 수유는 일정 기간 배란을 억제해 유방암 위험을 낮추는 역할을 하는데, 이 기간이 줄어든 것이 위험 증가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국내 역학 연구에서도 출산 경험이 적거나 수유 기간이 짧을수록 유방암 위험이 더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반복적으로 보고됐다.


유전적 요인 역시 한국 여성에서 주목받는 부분이다. BRCA1·BRCA2 같은 대표적 유전자 변이 빈도는 서양에 비해 낮지만, 가족력이 있는 여성에서 발병 연령이 상대적으로 젊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유전적 취약성이 발병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대한암학회는 가족력이 있거나 젊은 나이에 유방암이 발생한 가족 구성원이 있을 경우 정기 검진 주기를 앞당겨야 한다고 권고한다.


또한 한국 여성에게 흔한 촘촘한 유방 속성(치밀유방)도 발생률 증가와 연관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치밀유방은 유방 조직 중 지방보다 유선조직 비율이 높은 형태로, 호르몬 영향에 민감하며 유방암 발생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알려져 있다. 더불어 치밀유방은 영상검사에서 병변이 가려질 수 있어 조기 발견을 어렵게 만든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국내 검진기관에서는 치밀유방을 가진 여성에게 유방촬영술과 함께 초음파를 병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환경 요인도 간과할 수 없다. 야간 근무 증가, 스트레스 축적, 수면 부족 등이 호르몬 조절을 흐트러뜨려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가 제시됐으며, 알코올 섭취와 흡연 역시 유방암의 명확한 위험 요인으로 밝혀져 있다. WHO는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의 유방암 증가가 생활환경 변화와 호르몬 노출 증가가 동시에 진행된 결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한국 여성의 유방암 발생률 증가는 단일 원인이 아니라 인구 구조·생활습관·호르몬 노출 시간·유전적 요인이 모두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조기 검진과 생활습관 관리가 효과적인 예방 전략이라는 점에는 의견이 일치한다. 의료계는 40세 이상 여성은 유방촬영술을 정기적으로 받되, 가족력·치밀유방·조기 증상이 있는 경우 더 이른 나이에 검사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작은 변화라도 조기에 발견할수록 치료 성과가 크게 달라지는 만큼, 스스로 위험 요인을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