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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세대와 관계없이 디지털 기기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편리함과 즉각적인 자극에 익숙해지며 사용량이 늘어난 결과, 스스로 통제하기 어려운 ‘디지털 과의존’이 일상 기능을 무너뜨리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원에 거주하는 50대 서영상씨(가명)는 퇴근 후 집에 돌아오면 TV를 켜는 동시에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찾는 것이 습관이 됐다. TV와 스마트폰 화면을 번갈아 보며 시간을 보내던 어느 날, 자신이 화면에 지나치게 매달리는 모습을 깨닫고 불안함을 느꼈다. 용인에 사는 30대 김진겸씨(가명) 역시 스마트폰을 보며 잠들고,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을 찾는 생활을 반복한다. 출근길 숏폼 시청은 물론 회사 쉬는 시간에도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면서 현실보다 화면 속 세상에 더 익숙해졌다는 자각이 들기도 한다.


국립정신건강센터는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과도하게 사용해 금단과 내성이 나타나고, 이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기는 상태를 ‘디지털 미디어 중독’으로 정의한다. 스마트폰이 주변에 없을 때 나타나는 불안과 초조,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을 때의 답답함과 짜증이 대표적 증상이다. 이러한 정서적 반응 외에도 학업·업무 집중력이 떨어지고 휴식 시간이 화면 소비로 대체되면서 전반적인 기능 저하가 일어날 수 있다.


최근에는 스크린을 집중해 바라볼 때 호흡이 무의식적으로 멈추거나 얕아지는 ‘스크린 무호흡(screen apnea)’까지 보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장시간 화면 몰입이 신체적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생리적 리듬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한다.


과의존 문제는 실제 통계에서도 위험 신호를 보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올해 3월 발표한 ‘2024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3세~69세)의 22.9%가 과의존 위험군으로 분류됐다. 특히 위험군의 10명 중 8명이 스스로도 사용량이 지나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일반 사용자보다 알고리즘 기반 추천 콘텐츠에 장시간 노출되는 비율도 높았다.


연령대별 변화도 눈에 띈다. 성인과 60대는 전년보다 소폭 감소했지만, 유·아동과 청소년은 각각 25.9%, 42.6%로 증가했다. 디지털 기기를 접하는 시기가 빨라지면서, 청소년층의 조절 능력 저하가 장기적인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조서은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디지털 매체는 단기적으로 긴장을 완화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반복적 과다 사용은 자기조절 능력을 약화시키고 일상 기능 전반을 떨어뜨릴 수 있다”며 “사용 시간을 스스로 점검하고 환경적 제한을 두는 등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