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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퇴행성 관절염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인공관절 수술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퇴행성 관절염 환자는 약 430만 명으로, 65세 이상 고령자 네 명 중 한 명이 해당 질환을 앓고 있다. 연령 증가뿐 아니라 체중 증가, 비만, 서구화된 식습관 등이 발병 위험을 높이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체중이 늘면 무릎 관절에 가해지는 부하가 증가해 연골 마모가 가속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령 환자에게 인공관절 수술은 여전히 두려움을 주는 치료법으로 인식된다. 최근에는 로봇 기술이 적용되면서 수술 정확성과 안정성이 향상돼 환자의 부담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 해운대부민병원 정형외과 서승석 원장을 만나 로봇 인공관절 수술의 변화와 의학적 이점을 들었다.


서 원장은 로봇 수술의 가장 큰 차이를 “수술의 설계 과정부터 완전히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엑스레이 영상을 기반으로 의사가 머릿속에서 수술 계획을 세웠지만, 현재는 수술 전 CT 촬영을 통해 환자의 무릎을 3차원으로 분석한다. 절삭 범위와 각도, 정렬 계획을 사전에 정밀하게 설정하고 이를 로봇 시스템에 입력해 수술에 반영한다는 것이다. 수술 중에도 로봇이 실시간 데이터를 제공해 계획과 다를 경우 바로 교정할 수 있어 결과의 정밀도가 높아졌다.


서 원장은 “의사의 역할도 단순 집도자가 아니라 철저한 설계자이자 조율자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로봇 팔은 지정된 절삭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움직임을 제한해 연부조직 손상을 줄이고 불필요한 절삭을 방지한다. 이 과정은 수술 후 통증을 줄이고 염증 반응을 최소화해 회복 속도를 빠르게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실제로 재활 과정에서 환자들이 이전보다 빠르게 무릎 운동 범위를 회복하며 “자기 무릎 같다”는 표현을 자주 한다고 전했다.


또한 환자 고유의 다리 정렬을 반영하는 맞춤 수술이 가능하다는 점도 로봇 수술의 장점이다. 특히 인대 균형을 정확하게 맞출 수 있어 후방십자인대를 보존하는 보존형 인공관절 수술에서 더욱 효과적이다. 인대를 그대로 남기는 경우, 수술 후 무릎 움직임이 자연스러운 것이 특징인데 이는 로봇의 정밀한 균형 조절 기능이 뒷받침된다.


초기에는 로봇 세팅과 센서 부착 등 시간이 더 필요했지만, 최근 들어 수술 시간이 단축되면서 단점도 줄었다. 해운대부민병원에서는 2021년 평균 62분이던 수술 시간이 2024년에는 45분으로 줄었다. 서 원장은 “시간이 줄어들면 출혈과 감염 위험도 함께 낮아진다”며 로봇 수술 경험이 쌓일수록 숙련도는 계속 올라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모든 환자가 로봇 수술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기존 인공관절 수술과 동일하게 특정 질환이나 상태에서는 금기증이 될 수 있다. 서 원장은 “아주 심한 하지 변형, 인대 불안정성, 고관절 유합술 과거력이 있는 경우는 상대적 금기증에 속하지만, 기술 발전으로 점차 극복할 수 있는 부분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존형 인공관절 수술은 후방십자인대가 건강하게 남아 있는 환자에게 적합하며, 로봇을 통해 인대의 생체역학적 특성을 유지한 채 정렬을 맞출 수 있다. 반면 염증이 심한 말기 관절염이나 과거 인대 손상이 있는 환자는 보존형을 적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수술 중 로봇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종 결정이 내려진다.


최근 50~60대 환자들 사이에서는 “나이가 젊어 재수술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수술을 미루는 사례도 적지 않다. 그러나 서 원장은 “이미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통증이 심한데 재수술만 걱정해 치료 시기를 놓치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며 단순히 나이가 아닌 현재의 기능 저하 정도가 수술 판단 기준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로봇이 직접 수술을 한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모든 과정이 의료진 중심으로 이뤄지고 로봇은 정밀도를 높여주는 보조 장치”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인대 균형 데이터의 표준화와 맞춤형 임플란트 접목 등 더욱 정교한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상 분석 기술과 실시간 피드백 시스템도 그 역할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서 원장은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최종 결과는 의료진의 해부학적 지식과 임상 경험이 좌우한다”며 “전문가의 판단과 로봇 기술이 결합될 때 가장 안전한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퇴행성 관절염은 조기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서 원장은 “50대 중반 이후 걷는 중 무릎에 힘이 빠지거나 계단 이동 시 통증이 반복되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특히 여성은 완경 이후 체중 증가와 골다공증이 겹쳐 무릎 연골 마모가 더 빠르기 때문에 더 이른 관찰과 관리가 필요하다. 조기 진단 시 약물·주사 치료 등 비수술적 방법으로 진행을 늦출 수 있어 적절한 시기의 진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