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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성인 상당수가 건강을 위해 멀티비타민을 복용하고 있지만, 실제 복용 효과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의문이 제기돼 왔다. 그동안의 연구는 추적 기간이 짧거나 대상자 규모가 제한적이어서 장기적인 건강 영향에 대한 결론을 내리기 어려웠다. 이러한 논란 속에서 최근 발표된 대규모 장기 추적 분석은 멀티비타민 복용이 사망률을 낮춘다는 근거가 현재까지는 명확하지 않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

 

연구팀은 미국 내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세 개의 대규모 전향적 연구 자료를 분석했다. 총 39만 124명의 성인이 포함됐으며, 모두 암이나 만성질환 병력이 없는 비교적 건강한 상태에서 연구를 시작했다. 이들은 최대 20년 이상 추적 관찰됐고, 생활습관·식단·교육 수준·인종 및 민족 등 다양한 요소에 대한 세밀한 데이터가 확보돼 분석의 정확도를 높였다.

 

그 결과, 매일 멀티비타민을 복용한 사람과 복용하지 않은 사람 사이의 전체 사망 위험에는 뚜렷한 차이가 존재하지 않았다. 사망 원인을 세부적으로 분석했을 때도 암, 심혈관 질환, 뇌혈관 질환 등 주요 사망 요인 모두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감소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기존 연구에서 제기됐던 ‘멀티비타민 복용자들이 더 건강한 생활습관을 가지고 있어 사망률이 낮게 나타난다’는 가능성을 충분히 통제한 결과로, 멀티비타민 자체가 사망률에 영향을 준다는 증거가 부족함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멀티비타민 복용자들이 일반적으로 더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고, 교육 수준이나 경제적 여건이 더 나은 경향이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러한 요인들이 과거 연구에서 혼재돼 결과 해석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서 광범위한 생활습관 정보가 조정되면서 멀티비타민 고유의 효과가 명확하게 드러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다만 연구팀은 멀티비타민의 효과가 모든 인구집단에서 동일하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영양 결핍이 명확한 사람들, 특정 노년층, 혹은 질환 위험이 높은 집단에서는 멀티비타민의 영향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으며, 이를 평가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고령 인구에서 비타민 D 결핍, 엽산 부족 등 특정 영양소가 부족할 경우 이러한 보충제가 건강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어 향후 임상 연구가 요구된다.

 

이번 분석은 멀티비타민 복용이 ‘예방적 건강 관리’의 대표적인 선택지로 자리 잡은 현 상황에서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 멀티비타민이 특정 영양 결핍을 보완하는 데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사망률 감소나 질병 예방 효과를 기대하며 장기간 복용하는 것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점이 다시 확인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균형 잡힌 식단과 생활습관 관리가 기본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멀티비타민은 필요한 사람이 필요한 상황에서 선택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