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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당뇨병 치료제가 단순한 혈당 조절을 넘어 수명 연장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며 의료계와 노화 연구 분야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제2형 당뇨병 치료의 1차 약제로 널리 쓰이는 메트포르민이 장수와 관련된 대사 경로를 조절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기존의 약물 가치가 새롭게 재평가되고 있다. 의료계는 “아직 일반인에게 예방 목적 투약을 권고하기엔 근거가 충분하지 않지만, 당뇨병 환자에서 생존율 향상 효과는 뚜렷하다”고 설명한다.


가장 주목된 결과는 대규모 코호트 연구에서 확인됐다. 장기간 메트포르민을 복용한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이 동일 연령대의 비당뇨 인구보다 오히려 사망률이 낮게 나타난 사례가 보고되며 연구자들이 기전을 추적하기 시작한 것이다. 연구진은 메트포르민이 미토콘드리아 대사를 조절해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고, 만성 염증 반응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러한 변화는 노화 속도를 늦추고 심혈관계 보호 효과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시됐다.


심혈관질환 위험 감소는 수명 증가의 중요한 배경으로 꼽힌다. 당뇨병 환자는 고혈당뿐 아니라 혈관 염증과 지질 대사 이상이 동반돼 심근경색·뇌졸중 위험이 크게 높아지는데, 메트포르민 사용군에서는 이러한 합병증 발생률이 지속적으로 낮게 나타나는 경향이 확인됐다. 서울 시내 대학병원 내분비내과 전문의는 “메트포르민이 간에서 포도당 생산을 줄일 뿐 아니라 혈관 내피 기능을 안정시키고 염증 신호를 억제하는 효과도 보고되고 있다”며, 이 점이 생존율 향상과 연결됐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노화 연구 분야에서도 메트포르민의 가능성이 집중 조명되고 있다. 메트포르민이 AMPK(에너지 대사 조절 효소)를 활성화해 세포 노화와 관련된 경로를 차단할 수 있다는 실험적 근거들이 소개되면서, 일부 연구팀은 인간을 대상으로 한 ‘항노화 약물’ 가능성까지 탐색 중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이며, 당뇨병이 없는 일반인이 약물을 장기 복용하는 것은 안전성과 이득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고 선을 긋는다.


또한 당뇨병 약제 전반이 동일한 효과를 가진 것은 아니다. 일부 신약 계열(GLP-1 수용체 작용제·SGLT-2 억제제)은 체중 감소·심부전 위험 감소 등 생존율 개선에 긍정적인 결과가 제시되며 추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반면 혈당 조절 효과만 있는 약제는 장수와 직접적 관련성이 뚜렷하지 않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따라서 ‘어떤 약제가 어떤 환자에게 생존 이득을 주는가’에 대한 정교한 연구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제 당뇨병학회는 메트포르민을 포함한 일부 당뇨병 치료제가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인정하면서도, 치료 목적이 아닌 ‘수명 연장 약물’로 해석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평가한다. 국내 전문가들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혈당 조절을 통해 합병증을 막는 기본 치료 원칙이며, 생존율 개선 효과는 그 연장선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의료계는 당뇨병 환자에게 메트포르민을 포함한 현대적 치료 전략이 단순한 혈당 관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점을 강조하며, 규칙적 치료·생활습관 관리·정기검진이 결합될 때 장기 생존율이 크게 향상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당뇨병 치료제가 수명을 늘린다는 연구는 향후 노화 연구와 대사질환 치료 전략의 방향성을 바꿀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