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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유전성 저칼슘혈증 ADH1 환자를 대상으로 한 중간 단계 임상시험에서 경구용 신약이 모든 참여자의 혈중 칼슘을 정상 범위로 회복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NIDCR 연구팀은 24주 동안 신약 엔칼레렛을 투여한 결과, 혈중 칼슘과 소변 칼슘 배출량, 부갑상선호르몬 수치까지 모두 정상 범위로 회복됐다고 밝혔다. 특히 경구 투여 후 불과 몇 분 만에 호르몬 수치가 급격히 상승하는 반응이 관찰돼 연구진조차 놀랐다는 설명이다.


ADH1은 칼슘 조절 기능을 담당하는 칼슘감지수용체 유전자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희귀 질환이다. 혈중 칼슘이 지속적으로 낮아져 팔다리 저림, 근육 경련, 집중력 저하부터 심하면 발작과 같은 생명 위협 상황까지 이어질 수 있다. 미국 내 유병률은 10만 명당 1.4~3.9명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동안 뚜렷한 근본 치료제가 없어 칼슘 보충제와 활성 비타민 D 투여로 증상을 조절하는 방식이 주로 사용돼 왔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은 혈중 칼슘을 억지로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신장 결석이나 신장 손상 위험을 동반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신약 엔칼레렛은 과활성 상태의 칼슘감지수용체를 직접 조절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정상인의 경우 이 수용체가 체내 칼슘을 감지하고 부갑상선호르몬 분비를 조절하는 ‘칼슘 조절 센서’ 역할을 한다. 그러나 ADH1 환자에서는 수용체가 지나치게 민감해 정상 수치를 높게 오인하고 호르몬 분비를 억제한다. 동시에 신장은 칼슘을 과도하게 배출해 혈중 칼슘이 더욱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번 시험에서 엔칼레렛은 비정상적으로 민감해진 센서를 정상 수준으로 되돌려 호르몬 분비와 칼슘 조절 기능 전반을 회복시키는 데 성공했다.


치료 효과는 뚜렷했지만, 장기 안정성 평가도 중요한 과제로 남았다. 부갑상선호르몬이 뼈에서 칼슘을 끌어와 혈중 칼슘을 유지하는 역할을 갖고 있어 장기간 복용 시 골 건강 변화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향후 골대사 영향에 대한 장기 추적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며, 갑상선·부갑상선 수술 후 칼슘 조절 장애가 생긴 환자에게도 이번 신약이 도움이 될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공공·민간 협력 연구의 중요한 성과라고 평가하며, 희귀질환 치료제로서의 가능성과 더불어 환자 가족에게까지 의미 있는 변화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ADH1은 유전적으로 자손에게 이어질 수 있어, 환자들이 이번 연구에 참여한 이유 역시 미래 세대를 위한 치료 옵션 마련이라는 점을 덧붙였다. 신약 엔칼레렛이 향후 근본 치료제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