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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신체 조성의 변화가 단순한 외형 문제를 넘어 뇌 건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가 제시됐다.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근육량이 줄고 복부 내장지방이 늘어나는 변화가 뇌의 노화 속도와 연결된다는 것이다. 뇌 노화는 알츠하이머병을 포함한 치매 발생의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어 이번 연구에 대한 관심이 높다.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학교 의과대학 방사선과·신경과의 사이러스 라지 교수 연구팀은 오는 11월 30일부터 열리는 북미 영상의학회 연례 학술대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라지 교수는 건강한 근육량과 낮은 내장지방을 가진 사람일수록 뇌의 전반적인 구조와 기능이 더 젊게 유지되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뇌가 젊고 건강할수록 신경퇴행성 질환의 발병 위험도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는 평균 연령 55세의 건강한 성인 116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모든 참가자는 전신 MRI 촬영을 통해 뇌, 지방, 근육 분포를 측정했고, 연구진은 18세부터 89세까지 5500명의 MRI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한 알고리즘을 활용해 각 참가자의 ‘뇌 나이’를 추정했다. 분석 결과 실제 나이보다 평균적으로 약간 높은 56.04세로 나타났는데, 이는 개인의 뇌 구조가 생물학적 나이보다 얼마나 더 늙었는지를 보여주는 ‘뇌 나이 격차’ 개념을 의미한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내장지방과 근육량의 비율을 확인한 결과, 근육이 많고 내장지방이 적은 사람일수록 뇌 나이가 실제 나이와 더 가깝거나 더 젊게 나타났다. 반대로 근육량이 부족하고 내장지방이 높은 경우에는 뇌 노화 속도가 더 빠른 것으로 분석됐다. 피부 바로 아래 존재하는 피하지방은 뇌 나이와 직접적인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다.


라지 교수는 내장지방이 당뇨, 인슐린 저항성, 고지혈증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고, 체내 염증을 높여 장기적으로 뇌의 기능과 구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비만을 평가하는데 널리 사용되는 체질량지수(BMI)는 체지방의 위치나 근육량을 파악할 수 없어 뇌 건강 위험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BMI가 정상 범위여도 내장지방이 많고 근육량이 적은 이른바 ‘마른 비만’ 체형에서는 뇌 건강에 경고 신호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근육량을 유지하고 내장지방을 줄이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으로 식단 관리와 규칙적인 운동 실천을 제안했다. 최근 케임브리지대학교 연구에서도 과일·채소·통곡물·콩류·견과류 등 식물성 식단을 기반으로 하고 생선과 가금류, 유제품은 적당히 섭취하는 지중해식 식단이 내장지방 감소에 가장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여기에 충분한 신체활동을 병행할 때 내장지방 관리 효과는 더욱 높아진다.


운동은 주당 150분 이상의 중강도 유산소 운동 또는 75분 이상의 고강도 운동이 권장되며, 모든 주요 근육군을 자극하는 근력 운동은 주 2회 이상 실천하는 것이 좋다. 한 세션당 8~12회 반복을 1~3세트 진행하는 방식이 기본적인 기준으로 제시된다. 특히 체중 감량 과정에서 근육 손실이 쉽게 발생하기 때문에 어떤 방식의 다이어트를 선택하더라도 근력 운동은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된다.


이번 연구는 중년기 이후 체성분 변화가 뇌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영상 데이터로 직접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전문가들은 근육량 유지, 내장지방 관리, 규칙적인 신체 활동 실천이 단순한 체형 관리 수준을 넘어 건강한 노후와 치매 예방을 위한 핵심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