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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희귀질환 환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의료현장뿐 아니라 제약·바이오 업계 전반이 새로운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과거에는 진단 자체가 어려워 파악되지 않았던 환자들이 최신 유전체 검사와 진단 기술 덕분에 빠르게 확인되기 시작했고, 정부의 희귀질환 관리제도 정비 역시 환자 등록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문제는 치료제 수요가 가파르게 늘고 있음에도, 국내 제약사의 희귀질환 의약품 개발 속도가 그 흐름을 충분히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희귀질환은 환자 수가 전체 인구의 극히 일부에 해당하지만, 발병 연령이 낮고 증상이 전신에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아 장기적 관리가 필수적이다. 게다가 기존 치료제 상당수가 해외 제약사에 의해 개발돼 국내에 도입되는 구조이다 보니 약가와 접근성 문제도 반복되고 있다. 일부 치료제는 환자 또는 보호자가 수천만 원에서 억대에 달하는 비용을 부담해야 해 치료 격차를 심화시키는 원인으로 지적된다.

 

전문가들은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이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드는 구조적 특징 때문에 국내 기업이 쉽게 도전하기 어려운 생태계가 형성됐다고 말한다. 극소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은 환자 모집 자체가 난관이고, 약효 검증 과정도 까다롭다. 그럼에도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희귀질환 치료제를 미래 먹거리로 보고 대규모 투자를 확대하는 추세다. 올해만 해도 미국과 유럽에서는 유전자 치료제와 단백질 기반 신약들이 연이어 승인되며 치료 옵션이 다양해지고 있다.

 

국내 상황은 다소 온도차가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바이오벤처를 중심으로 유전자 치료제 플랫폼 개발이나 단백질 재설계 기술을 활용한 희귀질환 파이프라인이 늘어났지만, 실제 임상 단계까지 진입한 후보물질은 여전히 소수에 그친다. 연구 인프라 부족, 장기 투자 기반 미흡, 기술 이전 구조의 한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특히 희귀질환 분야는 선진국에서도 규제 절차와 안전성 검증이 까다로운 만큼,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수준의 데이터를 확보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정책적 지원도 여전히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현재 정부는 희귀질환자 의료비 지원, 국가관리대상 질환 지정, 유전자 검사 확대 등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정작 치료제 개발 단계에서 기업이 체감하는 인센티브는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해외에서는 세제 혜택, 임상 시험 비용 지원, 신속 심사 프로그램 등 적극적 제도 지원이 신약 개발 속도를 높인 주요 요인으로 꼽히는데, 국내도 유사한 환경이 갖춰져야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희귀질환 환자와 보호자들이 겪는 어려움은 단순히 치료제 부족으로 끝나지 않는다. 질환의 희소성 때문에 병원과 의료진 간 진료 경험 격차가 크고, 잘못된 진단으로 치료가 지연되는 일도 적지 않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환자 데이터베이스 강화, 전문 의료진 교육 확대, 그리고 제약사·학계·의료기관 간 협력 연구 체계의 정착이 필수적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분야지만, 환자 수 증가와 의료적 필요성이 분명한 만큼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 영역으로 자리 잡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이 글로벌 흐름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기술 기반 경쟁력 확보와 함께 규제·정책적 지원의 강화가 병행되어야 한다. 결국 환자에게 돌아가는 치료 기회는 국가의 연구 환경과 산업 역량이 결정하는 만큼, 지금이 국내 개발 생태계를 재정비할 적기라는 데 의견이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