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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의사가 아메리카노를 잘 마시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의료계 내부에서도 종종 언급된다. 물론 모든 의료진이 커피를 멀리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메리카노를 의식적으로 피하거나 섭취를 제한하는 의사들이 상당수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 이유는 단순한 개인 취향이 아니라, 카페인의 생리적 영향·업무 특성·위장 부담·수면 교란 등 의학적 근거가 뒷받침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가장 대표적인 이유는 카페인에 대한 신체 반응이다. 아메리카노는 같은 양의 커피 중에서도 카페인 함량이 높은 편에 해당한다. 수술·진료·응급 상황처럼 집중력을 요하는 환경에서 일하는 의사들은 미세한 손떨림이나 심박 증가에도 예민해질 수 있다. 카페인은 교감신경을 자극해 심박수와 불안감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한 잔의 커피가 오히려 안정된 손 움직임과 집중력 유지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내과·응급의학과·외과 의사들이 카페인에 특히 민감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위장 부담 역시 중요한 이유다. 아메리카노는 산도가 높은 편이며 위산 분비를 자극해 속쓰림·역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장시간 서서 일하고 식사 시간이 불규칙한 의료진에게는 위장 질환이 흔한데, 이러한 환경에서 산도가 강한 아메리카노는 소화기 부담을 더 높일 수 있다. 소화기내과 전문의는 “위염이나 역류성 식도염이 있는 의료진은 아메리카노를 피하고 연하게 내린 커피나 디카페인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


수면 방해도 간과할 수 없다. 의료진은 야간 당직·새벽 근무·교대근무 등 불규칙한 일정이 많아 수면의 질이 이미 충분히 떨어져 있다. 카페인은 반감기가 길어 오후 늦게 섭취하면 다음날 새벽까지 각성 효과가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의사들은 “커피를 마시면 피로가 누적돼 오히려 다음 근무에 지장이 생긴다”며 아메리카노를 의도적으로 줄이는 경우도 많다.


카페인으로 인한 심장 부담 역시 이유로 꼽힌다. 카페인은 심박수·혈압을 일시적으로 올릴 수 있는데, 과로와 스트레스가 많은 의료직 환경에서는 이런 변화가 더 크게 느껴질 수 있다. 실제로 심장이 두근거리거나 불안 증상이 일찍 시작되는 의사들이 카페인을 제한하는 경우가 많으며, 심장질환 가족력이 있는 의료진은 아예 디카페인만 선택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탈수 위험 또한 있다. 카페인은 이뇨 작용을 증가시켜 수분 손실을 늘리는데, 수술이나 외래처럼 장시간 물을 마시기 어려운 날에는 오히려 컨디션을 떨어뜨릴 수 있다. 실제로 외과계 의사들은 “수술 전에는 커피를 피한다”는 경험적 원칙을 지키는 경우가 흔하다. 실제로 커피를 즐기는 의료진도 많고, 적정량 섭취는 집중력 향상·피로 감소 등의 이점을 줄 수 있다. 하지만 높은 카페인 함량과 위장·심장·수면 영향 때문에 자신의 컨디션이나 업무 패턴을 고려해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은 분명하다.


전문가들은 “아메리카노가 몸에 해롭다는 의미가 아니라, 개인의 신체 상태와 업무 환경에 따라 섭취 여부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특히 위장 질환·수면 장애·부정맥·불안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커피 종류와 시간대를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며, 필요하면 디카페인이나 산도를 낮춘 커피로 대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