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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반려동물 인구가 증가하고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만성질환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비만은 다양한 질환의 위험 요인으로 꼽히며, 양육비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도 지목된다. 그러나 국내 보호자들은 반려동물의 체중 증가를 조기에 파악하기보다, 수의사에게 비만 판정을 받은 뒤에서야 문제를 인식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KB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5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가운데 수의사로부터 비만 판정을 받은 비율은 14.7%로 나타났다. 보호자들이 체중 변화나 비만 기준에 대한 인식이 낮아 스스로 판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실제 체중과 건강 상태를 수의사 진단으로 확인한 뒤에야 비만의 심각성을 깨닫는 경우가 많다는 분석이다.


연구진은 특히 보호자들이 반려동물의 비만을 “귀엽다”는 이유로 관대하게 넘기는 문화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BCS(신체충실지수)나 체중·체형을 기준으로 한 간이 진단 방법을 잘 알지 못해 비만 여부를 초기에 파악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비만 판정을 받은 보호자 22명을 대상으로 한 표적집단심층면접(FGD)에서도 이러한 경향이 확인됐다. 이들은 진단 이후에서야 비만이 고혈압·당뇨·심장·간·뇌 기능 저하 등 다양한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다고 밝혔다.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관절”이라는 응답이 많았듯이, 비만으로 인한 슬개골 탈구나 관절질환에 대한 부담도 컸다.


비만의 원인으로는 과도한 식이 급여와 운동 부족이 가장 많이 언급됐다. 일부 보호자는 시력 저하로 산책이 어려운 반려견, 중성화 수술 후 체중이 급격히 느는 반응 등 특정 건강 상태나 과거 치료 이력도 비만의 원인으로 꼽았다. 유전적 요인이 비만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연구진은 비만 관리의 주체가 결국 보호자이지만, 전문 기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넓게 퍼져 있다고 설명했다. 식사량을 조절하는 기본적인 관리뿐 아니라 올바른 영양 균형과 식이 요법에 대한 컨설팅, 지속적인 실천을 위한 동기 부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실제로 비만 관리 경험자들은 간식 종류 변경, 식사량 감축, 체중 관리용 사료·영양제 활용 등 다양한 조치를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려견 보호자들은 산책 시간과 빈도를 늘리는 방식으로 활동량을 높이고, 반려묘 보호자들은 가정 내 캣타워·운동기구를 마련해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유도하려는 노력을 보였다.


비만은 보호자의 경제적 부담을 증가시키는 요인이라는 점도 이번 조사에서 확인됐다. 비만 판정을 받은 반려가구의 월 평균 양육비는 28.3만 원으로, 비만 판정을 받지 않은 가구(17.8만 원)의 1.6배에 달했다. 치료비에서는 격차가 더욱 두드러졌다. 최근 2년간 치료비 지출액은 비만 판정 가구가 평균 190.5만 원으로, 비만이 없는 가구(84.1만 원)보다 무려 2.3배 높았다. FGD 참여자들은 잦은 동물병원 내원과 비만 관련 질환 치료비가 경제적 부담으로 이어진다고 토로했다. 고령 반려동물의 경우 보험 가입이 어려워 비용 부담이 더 늘어난다는 지적도 있었다.


보고서는 반려동물 비만 관리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으며, 비용이 늘어남에도 꾸준히 관리하겠다는 보호자 의지가 강하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기며 함께 건강하게 지내고자 하는 요구가 강해지고 있다”며 “전문적 상담과 체계적인 관리 프로그램에 대한 보호자 수요가 앞으로 더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