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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대마초(Cannabis)에서 추출한 성분 가운데 THC가 아닌 CBD(칸나비디올)가 반려견의 행동 안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가 최근 발표되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동물행동의학 분야에서는 강아지의 공격성·불안·과잉행동이 특정 신경전달물질 불균형과 관련된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었는데, CBD가 이러한 생리적 경로를 조절해 성격을 더 온순하고 안정적으로 만드는 효과를 보였다는 결과가 보고된 것이다.


CBD는 정신 활성 작용을 일으키는 THC와 달리 신경계를 과도하게 자극하지 않으면서, 불안 완화·진정·항염 작용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외 동물의학 저널(JAHA)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중등도 불안 행동을 보이던 반려견에게 CBD 오일을 투여한 결과, 낯선 환경에서의 긴장 반응과 불안 짖음, 과잉 움직임이 유의하게 줄었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행동의학 전문 수의사 역시 “CBD는 신경계 흥분을 낮추고 감정 반응을 부드럽게 조절하는 경향이 있어, 특정 개체에서 온순한 행동 변화가 관찰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CBD의 효과는 뇌의 세로토닌 조절과 관련 있다는 연구도 있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강아지의 감정·충동 조절에는 세로토닌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CBD가 이 수용체와 상호작용하면서 불안 반응을 누그러뜨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실험에서 분리불안이 심한 개체에게 CBD를 투여했을 때, 보호자 외출 시 보이는 스트레스 행동이 크게 감소하고 과호흡·도는 행동이 완화된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과잉 흥분성을 가진 반려견에서도 흥분 시작점이 늦어지는 패턴이 관찰됐다. 산책 중 지나치게 다른 개에게 반응하거나, 소리에 민감하게 짖는 행동이 줄어들었다는 보호자 보고가 대표적이다. 이는 CBD가 신경계의 과반응성을 낮춰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성을 부드럽게 만드는 방향으로 작용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다만 연구진은 CBD가 모든 반려견에게 동일한 효과를 보인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강조한다. 개체별 성향·유전적 특성·불안 수준에 따라 반응 차이가 크며, CBD의 정확한 용량과 장기 안전성은 아직 확립되지 않았다. 특히 THC가 포함된 제품은 반려동물에게 독성이 나타날 수 있어 절대 금지해야 하며, 법적으로 허용된 ‘반려동물용 순수 CBD 제품’만 사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반복된다. 소화 장애·기면·일시적 활동 감소 등 부작용도 보고된 만큼 보호자의 세심한 관찰도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CBD를 행동 교정의 ‘대체 치료’로 보는 것이 아니라, 기존 행동치료·환경 조절·훈련과 병행할 수 있는 보조 전략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충분한 산책, 예측 가능한 생활 리듬, 긍정 강화 훈련이 기본이며, CBD는 불안이 심한 개체에서 과도한 긴장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의료·수의계는 “CBD가 반려견 행동 안정에 기여할 가능성은 분명하지만, 과학적 근거는 아직 확립 단계”라고 입을 모은다. 향후 더 큰 규모의 임상 연구와 표준화된 용량·품질 기준이 마련돼야 하며, 보호자는 무분별한 제품 사용 대신 전문 수의사 상담을 통해 안전하게 접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조언이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