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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임신 초기 엽산 섭취가 태아의 신경 발달에 결정적이라는 사실은 오랫동안 알려져 왔다. 최근에는 엽산이 신경관 결손 예방뿐만 아니라, 자녀의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 발생 위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임신 전후 엽산 섭취가 충분할수록 자녀의 신경 발달 안정성이 높아지고, 반대로 결핍 상태에서는 뇌 발달 단계에서 염증 반응과 유전 발현 조절 문제가 증가한다는 분석이 핵심 근거로 제시된다.


가장 널리 인용되는 연구는 노르웨이 대규모 코호트 조사다. 임신 8주 이전부터 엽산 보충제를 복용한 여성의 자녀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 진단률이 유의하게 낮았다는 결과가 보고됐다. 연구팀은 엽산이 DNA 메틸화·신경세포 분화 같은 초기 발달 과정에 관여해 뇌 구조의 안정성을 높인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산부인과 전문의는 “초기 뇌 발달은 세포 분열과 회로 형성이 폭발적으로 일어나는 시기이기 때문에 엽산과 같은 필수 영양소의 영향력이 매우 크다”고 설명한다.


염산(엽산)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신경관 형성이다. 태아의 뇌와 척추로 이어지는 신경관은 임신 3~4주에 이미 거의 만들어지는데, 이 시기에 엽산이 부족하면 신경관 결손이나 발달 취약성이 생길 수 있다. 신경관 결손이 명확히 나타나지 않더라도, 미세한 신경 발달 이상이 이후 사회성·감각 처리·인지 기능의 취약성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제시하는 연구도 있다. 이를 ASD 발생 위험과 연결한 연구들이 지속적으로 발표되는 배경이다.


또한 엽산은 염증 조절 기능에도 관여한다. 임신 초기에 염증 반응이 과도하게 일어나면 태아의 뇌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데, 엽산은 이 과정에서 면역 반응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엽산 수치가 낮은 임신부에서 염증성 사이토카인 농도가 높게 측정됐다는 보고도 있으며, 염증 반응 증가가 자폐 스펙트럼 장애와 연관돼 있다는 연구 역시 꾸준히 제시되고 있다.


임신부의 영양 상태가 유전자 발현 조절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중요하다. 엽산은 DNA 메틸화 과정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 시기의 부족은 특정 유전자가 과도하게 혹은 적게 발현되는 ‘에피제네틱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태아기 뇌 구조 형성과 연결되며, 일부 연구는 엽산 결핍이 사회성·자극 처리·정서 조절에 관여하는 신경 회로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한다.


물론 전문가들은 엽산 섭취가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완전히 예방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강조한다. ASD는 유전·환경·발달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엽산은 위험을 낮추는 한 요소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 다만 임신 전후 엽산 섭취가 태아의 신경 발달 안정성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점은 연구에서 일관되게 보고된다.


엽산 권장 복용 시기는 임신 준비 1~3개월 전부터 임신 12주까지가 가장 중요하다. 하루 400㎍(마이크로그램)이 기본 권고량이며, 쌍둥이 임신이나 특정 건강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개인별 조정이 필요하다. 엽산은 보충제뿐 아니라 시금치·브로콜리·콩류·견과류 등 다양한 식품에서도 섭취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