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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고혈압 치료 분야에서 ‘신장 신경 차단술(Renal Denervation, RDN)’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2023년 말,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두 가지 RDN 기기를 연달아 승인하면서 기대가 커졌지만, 실제로는 아직 모든 고혈압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치료법은 아니다.

RDN은 신장(콩팥)으로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 주변 신경을 차단해 혈압을 낮추는 시술이다. 메드트로닉의 \'심플리시 스파이럴(Symplicity Spyral)\'은 고주파 에너지를 사용하고, 리코 메디컬의 \'파라다이스(Paradise)\'는 초음파를 이용한다. 이 외에도 알코올을 이용한 Ablative Solutions사의 \'페레그린(Peregrine)\' 시스템과 또 다른 초음파 방식인 SoniVie사의 \'타이터스(Titus)\'가 시험 중이다.

 

콜롬비아대 아제이 커타네(Ajay Kirtane) 교수는 \"에너지 방식이나 기기 구조의 차이를 제외하면 결과는 비슷하다\"며, \"이 때문에 FDA가 두 기기를 12일 간격으로 연이어 승인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FDA는 RDN을 단독 치료가 아닌 기존 혈압약과 병행하는 조건으로만 허가했으며, 장기적인 안전성과 심혈관 사건 예방 효과에 대한 추가 연구를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RDN은 여전히 한계가 있다. 현재까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약 3명 중 1명은 시술 후에도 혈압 개선 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한다. 특히 어떤 환자에게 시술 효과가 나타날지 미리 예측하기 어려운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시술 자체는 수술이 아니지만 카테터를 사용하는 침습적 시술이기 때문에 출혈, 혈관 손상, 콜레스테롤 플라크 유실 등 부작용 위험도 존재한다. 게다가 아직 미국 내에서도 보험 적용이 제한적이어서 비용 부담 역시 상당하다.

 

하버드 의대 나오미 피셔(Naomi Fisher) 교수는 \"RDN은 생활습관 개선과 약물치료에도 혈압 조절이 어려운 환자에게 추가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추가 약물 복용을 꺼리는 환자들에게도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신중론도 여전하다.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앤드루 포이(Andrew Foy) 교수는 RDN 기술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진정한 저항성 고혈압 환자 수 자체가 예상보다 적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잘못된 혈압 측정, 약 복용 불이행, 약물 치료 부족, \'화이트 코트 증후군(진료실에서 혈압이 높게 나오는 현상)\' 등으로 인해 오진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포이 교수는 최근 논문에서 저항성 고혈압으로 진단된 환자의 50~75%는 실제로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포이 교수는 RDN의 초기 연구뿐만 아니라 최근 엄격한 무작위 대조군 연구에서도 기대만큼 혈압 감소 효과가 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장기적인 안전성 검증이 아직 부족하며, 확실한 블라인드 절차가 없는 연구는 신뢰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또한 RDN은 단순 고혈압 환자에게 약 8~10mmHg 정도 혈압을 낮추는 데 그쳐, 약물 복용을 완전히 대체할 수준은 아니라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제대로 진단된 저항성 고혈압 환자에게는 검증된 약물인 미네랄코르티코이드 수용체 길항제(MRA)를 우선 추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RDN은 생활습관 개선과 다약제 요법에도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 일부 환자들에게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아직까지는 광범위한 적용을 위해 추가 연구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단계다. 개인별 상황에 따라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 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