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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고양이 알레르기로 인한 재채기·코막힘·눈물 흘림 같은 알레르기 비염 증상은 많은 환자들에게 일상 기능을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이 되어 왔다. 특히 면역반응을 근본적으로 줄여주는 알레르기 면역주사(알러지 shots)는 대표적인 치료법으로 자리 잡았지만, 안정적인 증상 호전을 얻기 위해서는 최소 3년의 장기 치료가 필요해 환자 순응도와 치료 지속률에 한계가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국립보건원(NIH) 지원 아래 진행된 새로운 연구가 치료 패러다임을 바꿀 가능성을 제시했다.

 

Journal of Allergy and Clinical Immunology에 발표된 이번 임상 시험(CATNIP 연구)은 고양이 알레르기 환자에게 기존 면역주사에 \'테제펠루맙(tezepelumab)\'이라는 단일클론 항체를 병합 투여했을 때 증상 개선 효과가 강화되는지 평가하는 것이 핵심 목표였다. 테제펠루맙은 TSLP(thymic stromal lymphopoietin)를 차단하는 약물로, TSLP는 알레르기 반응을 유도하는 ‘알라민(alarmin)’ 계열 사이토카인의 일종이다. 이 물질은 잠재적 위협 신호를 감지한 기관 표면 세포들이 빠르게 분비하며, 고양이 비듬처럼 무해한 물질에도 과도한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18~65세 사이의 성인 121명을 모집해 네 가지 치료군(테제펠루맙+면역주사, 테제펠루맙+위약주사, 위약+면역주사, 위약+위약)에 무작위 배정했다. 연구는 48주간 치료 후 추가로 1년 동안 경과를 관찰했다. 특정 시점마다 참가자들에게 고양이 알레르기 항원을 분무 형태로 투여해, 시간대별 비염 증상과 코 기도의 공기 흐름 변화를 반복 측정하는 방식으로 효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테제펠루맙과 면역주사를 함께 투여받은 군은 면역주사만 받은 군에 비해 치료 종료 시점의 가장 심한 비염 증상이 36% 감소했다. 더 주목할 만한 점은 치료 종료 1년 후에도 증상 감소 효과가 24% 유지됐다는 사실이었다. 단 1년 치료로, 기존 면역주사와 달리 장기 지속 효과가 확인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혈액 및 비강 세포 분석에서도 의미 있는 변화가 확인됐다. 병합 치료군에서 알레르기 반응과 관련된 유전자 네트워크가 억제되며, 코 점막 내 면역세포의 과도한 활성화가 줄어든 것이다. 이는 단순한 증상 억제를 넘어 알레르기 반응 자체의 기전을 조절하는 방향으로 치료가 작용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성과는 향후 알레르기 치료 분야 전반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기존 면역주사 치료의 한계를 보완할 새로운 접근법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특히 빠른 효과와 장기적인 지속성은 실제 환자들에게 큰 이점을 제공할 수 있다. 연구진은 결과를 바탕으로 음식 알레르기 환자를 대상으로 테제펠루맙과 경구 면역요법을 병합한 차기 임상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알레르기 비염은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흔한 질환이지만, 치료 과정의 긴 시간과 효과의 개인차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번 연구는 면역학적 기전을 표적화한 맞춤형 치료가 기존 치료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음을 보여준 의미 있는 결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