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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반려동물의 중성화 수술이 수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고양이의 경우 중성화가 장수와 연관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발표됐다. 개에서는 자연 성호르몬을 오래 유지할수록 건강과 생존율이 높다는 연구가 축적되고 있지만, 고양이는 오히려 중성화된 개체가 더 오래 사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에서 종 간 차이가 존재한다는 분석이다.


지난 1월 국제 학술지 PeerJ Life & Environment에 실린 영국 연구팀의 조사에 따르면, 영국 내 7,708마리의 진료기록을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중성화된 암컷 고양이의 평균 수명은 13.2년으로, 중성화되지 않은 암컷(10.9년)보다 길었다. 수컷도 중성화 고양이의 평균 수명이 11.8년으로, 비중성화 수컷(9.4년)보다 약 2년가량 길었다. 또한 혼종 고양이가 순종 고양이보다 오래 사는 경향이 나타났는데, 연구진은 이를 유전적 다양성에서 기인한 ‘잡종강세(hybrid vigor)’의 영향으로 해석했다.


2022년 발표된 미국 플로스원(PLOS One) 연구 역시 유사한 결론을 제시했다. 미국 내 3,000여 건의 부검 기록을 분석한 결과, 중성화 고양이의 중앙 생존기간은 9년 이상이었으나 중성화되지 않은 고양이는 2년 미만이었다. 실내에서 생활한 고양이가 실외 생활 고양이보다 수명이 길었으며, 고양이백혈병바이러스(FeLV) 감염 여부는 생존율에 큰 영향을 미쳤다.


다만 중성화가 고양이의 생존 자체에 직접 영향을 주는지 여부는 여전히 논쟁적이다. 연구자들은 중성화 여부가 사망 원인, 생활환경, 보호자의 관리 수준 등 다양한 요인과 연관돼 있어 단일 인자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특히 비중성화 고양이는 외부 생활 비중이 높고 영역 다툼, 교통사고, 감염성 질환 등에 노출되는 위험이 커 사망률이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미국 연구에서도 비중성화 수컷이 가장 낮은 기대수명을 보였는데, 이는 길고양이 사회의 공격 행동, 교상, 차량 사고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반면 실내에서 생활하는 대부분의 반려묘는 중성화 수술을 받은 경우가 많다. 이는 수컷의 스프레이 행동, 암컷의 발정기 울음 등 자연 행동이 가정생활과 충돌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실내 생활과 중성화 상태가 겹쳐 나타나는 경향은 중성화의 효과를 독립적으로 평가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또한 영양 상태, 정기적인 예방의료 접근성 등도 수명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한편 개의 경우 중성화가 특정 암 발생 위험 증가, 비만, 요실금, 갑상선 질환 등과 연관된다는 연구가 지속되면서, 고환·난소를 제거하지 않는 ‘호르몬 보존 중성화(vasectomy, hysterectomy)’가 대안으로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고양이에 대해서는 아직 이를 검토할 만한 충분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고양이는 중성화 이후 비만 위험이 증가한다는 점은 널리 알려졌지만, 개에서 관찰되는 특정 질환 증가가 고양이에도 똑같이 적용되는지에 대해서는 일관된 연구 결과가 부족하다.


중성화 연령에 따른 건강 차이, 호르몬 보존적 중성화 방식의 유효성과 안전성, 자연 성호르몬 유지가 고양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 등은 향후 연구가 더 필요한 주제로 꼽힌다. 연구자들은 “반려묘의 대부분이 중성화된 상태로 실내에서 생활하는 만큼, 다양한 변수들이 얽혀 있어 중성화 자체의 영향을 분리해 평가하기 어렵다”며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연구가 더해져야 정확한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