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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개와 고양이의 비만 치료 시장이 본격적인 성장기에 접어들고 있다. 사람에게 쓰이는 위고비, 마운자로와 같은 GLP-1 계열 약물을 반려동물에도 활용하려는 시도가 미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면서다. 단순한 체중 관리 차원을 넘어 당뇨병, 지방간 등 만성 질환을 예방하는 목적까지 갖추면서 관련 산업의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바이오기업 오카바 파마슈티컬스는 고양이 전용 GLP-1 계열 비만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 연구를 시작했다. 이 회사는 기존 인체용 치료제를 동물용으로 전환하는 기술을 주력으로 하고 있으며, 이번 제품은 주사가 아닌 피하 임플란트 형태가 특징이다. 쌀알보다 조금 큰 캡슐을 피부 아래에 이식하면 약물이 약 6개월간 서서히 방출되는 방식으로, 복약 순응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 반영됐다. 오카바 연구진은 “임플란트 방식은 장기 투약이 필요한 비만 관리에 적합하다며 임상 데이터 확보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반려동물 비만은 단순한 체중 증가를 넘어 다양한 질환을 유발한다. 미국 반려동물 비만 예방협회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개 약 59%, 고양이 약 61%가 과체중 또는 비만 상태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당뇨병을 동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인슐린 투여 비용 부담이 커 치료를 중단하거나 안락사를 선택하는 사례가 보고되기도 한다. 이에 따라 장기적으로 비용을 절감하면서 건강을 관리하려는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GLP-1 계열 약물을 동물용으로 개발하는 기업은 오카바 외에도 여럿이다. 미국 바이오테크 기업 프로링크스는 당뇨병을 가진 고양이를 대상으로 월 1회 투여하는 GLP-1 주사제 임상을 진행 중이며, 최근 혈당 조절과 체중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는 중간 결과를 공개했다. 또 다른 기업 악스턴 바이오사이언스는 일주일에 한 번 투여하는 개·고양이용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들은 식욕 억제뿐 아니라 열 생산을 통한 에너지 소비 증가, 즉 갈색지방 활성화까지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반려동물 건강식품 기업 베터초이스 역시 GLP-1 기반 치료제 시장에 진입하겠다고 밝히며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시장 규모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는 전 세계 반려동물 체중 감량 관련 시장이 2024년 약 91억 달러에서 2034년 173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체중 관리 제품뿐 아니라 건강 모니터링 서비스, 프리미엄 사료 등 다양한 분야가 함께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GLP-1 계열 약물은 사람에서도 초기 투약 시 구토나 설사 같은 위장관 부작용이 나타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스위스 취리히대 수의생리학자 토마스 루츠는 “동물에게도 유사한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까지의 연구는 소규모여 안전성을 입증하려면 더 큰 규모의 임상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지적에 따라 오카바는 내년 초까지 50마리 이상의 비만 고양이를 모집해 임상 연구를 진행하고, 내년 여름에는 더 큰 규모의 시험에 나설 계획이다. 회사 측은 “비만 치료 효과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동물의 노화 지연을 목표로 연구를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과거 실패 사례도 있다. 2007년 미국 제약사 화이자(현 조에티스)가 출시했던 비만견용 식욕억제제 슬렌트롤은 FDA 승인을 받았음에도 몇 년 만에 시장에서 사라졌다. 식욕이 지나치게 감소하면서 보호자들이 투약을 꺼린 것이 원인이었다. 조에티스 역시 현재 GLP-1 계열의 새로운 동물용 비만치료제 후보 물질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려동물 비만이 단순한 생활습관 문제가 아니라 만성질환 위험 요인으로 인식되면서, 동물용 비만 치료제가 향후 의료·바이오 산업의 새로운 성장 축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인체용 치료제와는 다른 동물 고유의 생리학적 특성을 고려한 충분한 임상이 필수”라고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