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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연말연시가 다가오며 가족·지인과의 식사 자리가 늘어나는 가운데, 반려동물에게 사람 음식을 나눠주는 행동이 심각한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제기됐다. 반려동물 의료 현장에서는 매년 12월과 1월을 ‘이물 사고 집중 시기’로 분류하며, 실제 크리스마스와 새해 첫날 전후로 응급실 방문이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민수 포레브동물의료센터·포레브줄기세포센터 대표원장은 “보호자들이 마음을 담아 건넨 한 입이 반려동물에게는 치명적인 독이 될 수 있다”며 “특히 연말 시즌에는 케이크, 고지방 음식, 과일 등 위험 식품의 노출이 증가해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대표적인 위험 요인은 초콜릿과 자일리톨이다. 초콜릿에 포함된 테오브로민은 개·고양이의 체내에서 분해가 잘 되지 않아 중추신경계와 심장에 자극을 주며, 카카오 함량이 높은 다크초콜릿이나 베이킹 초콜릿은 소량으로도 심각한 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 백 원장은 “초콜릿우유를 먹고 멀쩡하다는 경험담 때문에 위험성을 과소평가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섭취량·종류·개체 민감도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며 “구토, 발열, 경련, 심정지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증가한 ‘무설탕 디저트’도 안전하지 않다. 자일리톨은 강아지에서 급격한 인슐린 분비를 유발해 섭취 후 30분 내 저혈당 쇼크가 올 수 있으며, 간손상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람 기준의 건강식이 반려동물에게는 독성이 될 수 있다”며 사람 음식과의 철저한 분리를 강조했다.


포도와 건포도 역시 치명적인 위험 식품이다. 독성을 유발하는 정확한 성분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소량 섭취만으로도 급성신부전을 초래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일부 개체는 한 알만으로도 신장이 손상될 수 있으며 무뇨증이 발생하면 회복 가능성이 급격히 낮아진다. 백 원장은 “초기 증상이 경미해 보여도 시간이 지나면서 신장 기능이 빠르게 떨어질 수 있다”며 “증상이 없더라도 즉시 병원 진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기 요리에 포함된 조리 뼈 역시 간과할 수 없는 사고 원인이다. 열을 가한 뼈는 쉽게 날카롭게 부러져 식도나 위·장벽을 손상시키며, 장천공·복막염·장폐색 등의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삼겹살, 치킨껍질, 피자 등 고지방 음식은 췌장염 위험을 높인다. 췌장염은 구토와 복통뿐 아니라 염증이 전신에 퍼지며 다장기 부전으로 진행할 수 있어 신속한 처치가 필요하다.


사고 발생 시 보호자들이 흔히 시도하는 민간요법에도 주의가 요구된다. 과산화수소를 먹여 토하게 하는 방법이 온라인에서 확산되고 있으나, 위 점막 화상·출혈·폐렴 위험이 있어 전문가들은 절대 권장하지 않는다. 백 원장은 “정확한 용량 판단이 어렵고 오히려 상처를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며 “섣부른 처치보다 빠른 병원 내원과 섭취 시간·이물 종류 확인이 우선”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응급 상황을 대비해 24시간 운영되는 동물병원을 미리 파악해두는 것도 필요하다. 백 원장은 “연말은 보호자의 경계심이 가장 많이 무너지는 시기”라며 “반려동물의 식품 안전은 순간의 방심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리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반려동물에게 사람이 먹는 음식을 ‘특별한 선물’로 여기기보다, 반려동물 전용 간식 제공이나 노즈워크 장난감 활용 등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백 원장은 “사랑의 표현은 한 입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위험으로부터 지키는 일”이라며 “사고 없는 따뜻한 연말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