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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전 세계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GLP-1 계열 체중 감량 약물이 이제는 반려동물 분야로까지 확장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오젬픽, 위고비, 마운자로 등 인간용 비만·당뇨 약물이 급속도로 대중화된 가운데, 미국 연구진이 고양이를 대상으로 한 GLP-1 약물의 예비 임상을 공식적으로 시작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반려동물 비만 치료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생명공학 기업 오카바(Okava Pharmaceuticals)는 최근 비만 고양이용 GLP-1 약물 연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가 개발 중인 방식은 기존 인간 치료제와는 다소 다르다. 인간 환자에게는 주로 주 1회 주사 형태로 약물을 투여해 왔지만, 고양이에게는 마이크로칩보다 조금 큰 크기의 주입형 임플란트를 피부 아래 삽입해 최대 6개월 동안 약물을 지속적으로 방출하는 시스템을 실험하고 있다.


조사 결과는 내년 여름쯤 공개될 예정이며, 연구가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GLP-1 약물이 반려동물 의료 분야에서도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미 일부 수의사는 비만뿐 아니라 당뇨를 앓는 고양이에게 인간용 GLP-1 치료제를 오프라벨로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카바 외에도 반려동물 전용 GLP-1 약물 개발에 뛰어든 업체가 늘고 있어 시장 진입 경쟁도 예고된다.


다만 실효성과 함께 가장 큰 변수로 꼽히는 것은 비용 문제다. 텐네시대 수의 영양학자 메리앤 머피 박사는 “많은 보호자에게 반려동물에게 음식을 주는 행위는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약물 치료가 과연 얼마나 매력적으로 다가올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실제로 반려동물 비만은 단순 생활습관과 직결되는 경우가 많아 보호자의 인식 변화도 중요하다는 평가다.


반려동물의 비만은 결코 가벼운 문제가 아니다. 미국에서는 고양이와 개의 약 60%가 비만 또는 과체중 상태인 것으로 추정되며, 수십만 마리의 반려동물이 당뇨를 앓고 있다. 이번 연구를 이끄는 플로리다대 수의사 첸 길로 박사는 “비만은 반려동물의 수명과 삶의 질을 좌우하는 주요 질환인 만큼, 새로운 치료 옵션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고 설명했다.


GLP-1 약물이 반려동물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해결해야 할 과제도 분명하다. UC 데이비스의 GLP-1 연구자 베서니 커밍스 박사는 “효과뿐 아니라 비용 접근성이 가장 큰 장애물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실용화를 위해서는 경제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카바 측은 관련 약물의 월 비용을 100달러 이하로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는 일부 고급 사료 가격대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점에서 보호자 수요가 충분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려동물용 GLP-1 약물이 상용화될 경우 시장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될 가능성이 크다. 비만으로 인한 각종 합병증 위험이 높은 만큼 치료 선택지가 넓어지는 것은 긍정적인 변화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다만 식습관 관리와 운동 같은 기본적 관리가 여전히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데 전문가 의견은 일치한다.


GLP-1 기술이 인간의 의학을 넘어 반려동물 건강관리까지 확장될 수 있을지, 내년 발표될 연구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