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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겨울처럼 찬 음식이 잘 맞지 않는 계절에도 얼음을 계속 씹어 먹고 싶어지는 사람이 있다. 단순한 습관처럼 보이지만, 의료계는 이를 ‘파고피아(Pagophagia)’라고 부르며 철분 부족과 연관된 중요한 징후로 본다. 특히 날씨와 상관없이 얼음에 대한 강한 갈망이 지속된다면, 몸속 영양 균형이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제시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 원인은 철분 결핍이다. 여러 역학 연구에서 얼음을 끊임없이 씹는 행동이 철결핍성 빈혈 환자에게서 유난히 높게 나타났으며, 치료로 철분을 보충하면 얼음 갈망이 빠르게 사라지는 패턴이 관찰됐다. 철분이 부족해지면 체내 산소 운반 능력이 떨어지고 뇌로 가는 산소 공급이 감소한다. 이때 얼음을 씹을 때 순간적으로 각성이 유지되고 집중력이 높아지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뇌가 이를 ‘보상 신호’로 받아들여 반복 행동이 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즉, 얼음이 좋다기보다 철분 결핍이 만든 생리적 반응이라는 의미다.


아연 부족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아연은 미각·식욕 조절과 면역 기능에 관여하는 필수 미량원소인데, 결핍 시 입안 감각이 둔해지고 시원한 자극을 찾는 경향이 뚜렷해진다는 연구가 있다. 특히 만성 소화기 질환이나 편식, 고령층에서 아연 부족은 흔한 문제이며, 얼음을 자주 찾는 행동이 미각 변화의 초기 신호일 수 있다.


스트레스와 불안도 얼음 섭취를 강화하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얼음을 씹는 반복적 행동은 긴장을 순간적으로 풀어주는 감각적 자극을 만들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높은 사람에게 습관적 행동으로 굳어지기 쉽다. 하지만 이런 심리적 요인만으로는 겨울철까지 이어지는 강한 ‘얼음 탐닉’을 설명하기 어렵고, 그 기저에는 종종 영양 결핍이나 빈혈이 자리한다는 것이 임상의들의 공통된 견해다.


특히 철결핍성 빈혈이 진행 중이라면, 얼음 탐닉 외에도 손발 저림, 피로감, 창백함, 호흡곤란, 집중력 저하, 탈모 같은 신체 변화가 동반될 수 있다. 여성의 경우 생리량이 많거나 식사 패턴이 불규칙할 때 철분 결핍이 더 쉽게 발생해 겨울철에도 얼음을 무의식적으로 계속 찾는 행동이 반복될 수 있다. 청소년·임산부·만성질환자 또한 영양 요구량이 높아져 결핍 위험이 더 크다.


반대로 영양 상태가 정상이고 빈혈이 없음에도 얼음을 씹는 행동이 습관처럼 지속된다면 위식도 역류 증상, 스트레스성 턱 근육 긴장, 구강 내 감각 과민 등도 감별해야 한다. 얼음을 오래 씹을 경우 치아 마모와 치아 균열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치과 문제를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겨울에도 얼음을 계속 먹는 행동은 단순한 취향이 아니라 몸이 보내는 이상 신호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철분·아연 부족은 비교적 흔하지만 방치할 경우 만성 피로·면역 저하·심혈관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어, 얼음 갈망이 눈에 띄게 늘었다면 혈액 검사로 영양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규칙적인 식사, 육류·해산물·콩류·녹색 채소 같은 철분·아연 식품 섭취, 필요 시 전문의 상담을 통한 보충제 조절 등이 도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