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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국내에서도 청년층의 비만과 과체중 증가가 이어지는 가운데, 초가공식품 섭취가 특히 18~21세에서 과도한 열량 섭취를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주목받고 있다. 미국 버지니아텍 연구팀의 실험이지만, 초가공식품 소비량이 빠르게 늘고 있는 한국 청년층의 현실과 맞물려 시사점이 크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최근 통계청과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국내 20대 남성의 비만율은 20년 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10대 후반과 20대 여성에서도 체중 증가 추세가 뚜렷하다. 편의점 식품, 배달 음식, 가공 간식이 식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 것도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초가공식품(Ultra-processed foods)은 산업적 공정을 거쳐 만들어지는 즉석식품, 단맛·향미첨가 음료, 가공 스낵류 등을 포함한다. 한국에서 간편식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청년층의 일상 식단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중이다.


연구팀은 18~25세 젊은 층 27명을 모집해 초가공식품 비중이 높은 식단과 초가공식품이 전혀 없는 식단을 각각 2주간 제공한 뒤 섭식 행동을 비교했다. 두 식단의 칼로리와 영양 성분은 동일하게 조정됐으며, 실험 종료 후 참가자들은 공복 상태로 약 1,800kcal 분량의 아침 식사를 자유롭게 섭취하도록 했다.


전체 참여자 기준에서는 열량 섭취량의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연령대를 나누어 분석한 결과, 18~21세 그룹은 초가공식품 위주의 식단을 섭취한 뒤 뷔페식 식사에서 더 많은 칼로리를 섭취하는 경향을 보였다. 심지어 배가 부른 뒤 제공된 간식에서도 계속 먹는 비율이 높았다. 반면 22~25세 그룹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다.


공동 연구자인 알렉스 디펠리체안토니오 교수는 “청소년기와 초기 성인기는 섭식 행동이 자리 잡는 결정적인 시기”라며 “초가공식품에 자주 노출될수록 배고프지 않은 상황에서도 먹는 습관이 강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장기적으로 체중 증가를 예측하는 대표적인 행동 패턴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초가공식품의 영향이 ‘가공 수준 그 자체’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에도 주목했다. 기존 연구에서는 초가공식품 접근성이 높아지면 일일 섭취량 증가로 체중이 늘면서 칼로리 요구량이 달라지는 한계가 있었던 반면, 이번 연구에서는 체중을 일정하게 유지한 환경에서 순수하게 가공도 차이를 비교했다는 의미가 있다.


한국의 청년층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20대의 편의식·가공식품 소비 증가율이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았으며, 1인 가구 증가와 불규칙한 식사 패턴이 건강 불균형을 심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국내 청년층의 식습관 관리 필요성을 강조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버지니아텍 연구팀은 향후 더 긴 관찰 기간, 더 어린 연령대, 자유 섭취 환경 등을 반영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실제 생활에서는 초가공식품에 노출되는 시간이 더 길고 빈번하기 때문에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초가공식품 섭취는 단순한 영양 문제를 넘어 뇌의 보상체계, 포만감 조절 기능 등과도 연관돼 있다는 점에서 연구가 확대될 전망이다. 한국에서도 청년층 맞춤형 식습관 교육과 정책적 개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