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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국제 공동 연구진이 대규모 폐암 유전체 분석을 통해 일부 공격적인 폐암의 새로운 발생 기전을 규명했다.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암연구소 주도로 진행된 이번 연구는 Sherlock-Lung 연구에 포함된 폐암 생체 시료를 활용해 종양의 진화 과정과 예후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인을 분석한 것이 특징이다. 연구 결과는 2025년 12월 10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1,000건 이상의 폐암 사례에 대한 전장유전체 분석을 수행하고, 이 중 서로 다른 클론 구조를 가진 폐선암 542건을 집중 분석했다. 그 과정에서 단일 염기쌍 결실로 특징지어지는 ID2 돌연변이 시그니처가 풍부한 공격적 종양 집단을 확인했다. 주목할 점은 이 시그니처가 LINE-1으로 불리는 이동성 DNA 요소와 연관돼 있다는 사실이다. LINE-1은 인체 유전체에 오래전부터 존재해 온 구조로, 정상 세포에서는 대부분 억제돼 있지만 이번 연구 대상 종양에서는 다시 활성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LINE-1의 재활성화가 유전체 내에 반복적인 삽입 변이를 일으켜 종양의 빠른 진화와 높은 공격성을 유도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연구의 제1저자인 미국 국립암연구소 통우 장 박사는 전장유전체 분석을 통해 종양 형성과 관련된 구조적 변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공격적인 폐암에서 새로운 분자적 기전을 발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또한 연구에서는 주요 암 유전자 변이가 종양의 진화 양상에 서로 다른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확인됐다. 흡연자에게서 더 흔히 발견되는 KRAS 돌연변이 종양은 빠른 클론 진화를 보이며 공격적인 특성을 나타낸 반면, 비흡연자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관찰되는 EGFR 돌연변이 종양은 보다 복잡한 아형 구조를 가지며 비교적 완만한 진화 과정을 보였다. 이러한 차이는 치료 반응과 예후 차이를 설명하는 중요한 단서로 평가된다.

 

연구의 교신저자인 마리아 테레사 란디 박사는 EGFR 돌연변이 종양의 경우 상대적으로 진행 속도가 느려 조기 발견 가능성이 높고, 병합 치료 전략을 통해 내성 발생을 늦출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KRAS 돌연변이 종양이나 ID2 시그니처가 풍부한 종양은 빠르게 진화하는 특성을 고려한 보다 정밀한 치료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미국 국립암연구소를 비롯해 이탈리아, 영국, 미국 내 주요 대학과 40여 개 이상의 국제 연구기관이 참여해 수행됐다. 연구진은 이번 발견이 폐암의 발생과 진행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며, 향후 개인 맞춤형 치료 전략 개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