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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반려동물도 고혈압에 걸릴 수 있다는 사실은 아직 많은 보호자에게 낯설다. 고혈압은 사람에게만 생기는 질환으로 인식되기 쉽지만, 강아지와 고양이에게도 발생하며 특히 다른 질환을 앓고 있을수록 위험이 높아진다. 더 큰 문제는 고혈압이 매우 조용하게 진행된다는 점이다. 겉으로는 평소와 다르지 않아 보여도 시력과 뇌, 심장, 신장처럼 생명과 직결된 장기들이 서서히 손상될 수 있다.


사람과 달리 반려동물의 고혈압은 대부분 이차성으로 나타난다. 고혈압이 독립적으로 발생하기보다는 다른 질환의 결과로 동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의미다. 강아지의 경우 만성신부전, 쿠싱증후군, 당뇨병, 심장병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고양이 역시 만성신부전과 함께 갑상선기능항진증, 비대성심근증, 고알도스테론증 등이 고혈압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따라서 혈압 상승이 확인되면 단순히 수치만 낮추는 접근이 아니라 원인 질환을 찾는 정밀 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고혈압이 무서운 이유는 여러 장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특히 시력 손상이 대표적이다. 급성 망막출혈이나 망막박리가 발생하면 갑작스럽게 앞이 보이지 않게 된다. 망막의 미세 혈관들이 높은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파열되면서 시력이 급격히 소실되는 것이다. 이 외에도 말초혈관이 약해져 멍이 쉽게 들거나, 뇌출혈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만성신부전이나 쿠싱증후군과 연관된 고혈압의 경우에는 물을 많이 마시고 소변량이 늘어나는 증상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반려동물의 수축기 혈압이 160mmHg 이상이면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180mmHg를 넘는 경우에는 심각한 장기 손상이 우려되는 단계로 본다. 다만 동물병원이라는 낯선 환경에서 느끼는 긴장감 때문에 일시적으로 혈압이 높게 측정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최소 다섯 차례 이상, 가능한 한 조용하고 안정된 환경에서 반복 측정한 평균값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고혈압 치료의 핵심은 원인 질환을 함께 관리하는 데 있다. 고혈압을 유발한 기저질환을 치료하지 않으면 혈압 조절은 한계가 있다. 따라서 원인 치료와 함께 혈압을 낮추는 약물 요법을 병행하게 되며, 약물 종류와 용량은 개별 반려동물의 상태에 따라 세심하게 조절된다. 이와 함께 나트륨 섭취를 줄이고 체중을 관리하는 식이요법도 중요한 보조 수단이 된다.


고혈압은 단기간에 해결되는 질환은 아니지만, 꾸준히 관리하면 합병증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 혈압이 안정적으로 조절된 반려동물은 시력을 유지하고 뇌출혈을 예방하며 신장 기능도 더 오래 지킬 수 있다. 고령이거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반려견과 반려묘라면 정기적인 혈압 측정을 통해 보이지 않는 위험을 미리 살피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