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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HIV 감염 초기에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치료를 지연하는 것보다 장기적인 건강 결과를 유의미하게 개선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번 분석은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IDWeek 학회에서 공개된 것으로, 미국 국립보건원 지원을 받은 국제 공동 연구인 START 연구의 장기 추적 결과를 바탕으로 한다.

 

START 연구는 이미 2015년 발표를 통해 면역 상태가 비교적 양호한 시점에서 치료를 시작한 환자들이 치료를 미룬 환자들에 비해 AIDS 및 중증 비AIDS 질환 발생 위험이 크게 낮다는 점을 입증한 바 있다. 당시 CD4+ T세포 수치가 500 이상일 때 치료를 시작한 그룹은 350 이하로 떨어질 때까지 치료를 미룬 그룹에 비해 중대한 건강 사건 위험이 57% 감소했다.

 

이번에 발표된 장기 추적 분석은 치료를 미뤘던 참가자들이 2015년 이후 치료를 시작한 뒤에도 초기 치료의 이점이 유지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진행됐다. 연구진은 총 4,446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AIDS 발생, 심혈관질환·신부전·간질환·암 등 중증 비AIDS 질환, 사망률을 장기간 비교 분석했다.

 

분석 결과 치료를 늦게 시작한 그룹은 이후 치료를 시작하더라도 면역 회복 수준이 초기 치료 그룹에 비해 낮은 상태로 유지되는 경향을 보였다. 실제로 추적 기간 동안 HIV 바이러스 수치는 빠르게 감소했지만, CD4+ T세포 수치는 평균적으로 조기 치료 그룹보다 낮게 유지됐다. 이로 인해 중증 질환과 사망 위험이 완전히 동일한 수준까지 회복되지는 않았다.

 

장기 추적 기간 동안 치료를 늦게 시작한 그룹에서는 AIDS 발생 사례와 중증 비AIDS 질환, 사망 건수가 모두 더 많았다. 이는 치료 시작 시점이 면역 회복의 질과 장기 건강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보여주는 결과로 해석된다. 연구진은 치료를 시작한 이후 위험이 크게 줄어들기는 했지만, 일부 초과 위험이 남아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가 HIV 조기 진단과 즉각적인 치료 개시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해준다고 평가했다. HIV 감염이 진단되지 않거나 치료가 지연될 경우 바이러스 증식이 계속되며, 이는 개인의 건강 악화뿐 아니라 감염 전파 위험 증가로도 이어질 수 있다.

 

연구를 이끈 국제 연구진은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가 HIV를 만성 관리 질환으로 전환시키는 핵심 수단이지만, 그 효과를 최대화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이른 시점에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장기 추적 결과는 조기 치료 전략이 단기 효과에 그치지 않고 장기간 지속된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HIV 치료 접근성 확대와 조기 진단 체계 강화가 공중보건 측면에서 중요하다는 점도 함께 제기됐다. 감염 사실을 조기에 인지하고 즉시 치료를 시작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개인과 사회 모두의 건강 부담을 줄이는 핵심 전략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