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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반려견의 잇몸 색은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다. 평소 분홍빛을 띠던 잇몸이 창백하거나 희게 보인다면 빈혈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빈혈은 적혈구 또는 헤모글로빈이 감소해 신체 조직에 충분한 산소가 공급되지 않는 상태를 의미하며, 심할 경우 실신이나 쇼크로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빈혈을 하나의 질병이 아닌 다양한 질환의 결과로 나타나는 증상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치료의 핵심은 빈혈 자체보다 그 원인을 정확히 찾아내는 데 있다. 반려견에서 빈혈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출혈로 인한 빈혈이다. 외상으로 인해 급성 출혈이 발생하거나, 비장종양 파열처럼 체내에서 대량의 출혈이 생길 경우 갑작스러운 빈혈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비장종양은 노령견에서 비교적 흔하지만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정기검진 중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도 많다. 종양이 파열되면 복강 내로 혈액이 급격히 유출되며 빈혈과 함께 쇼크 증상이 동반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두 번째는 적혈구가 파괴되면서 발생하는 용혈성 빈혈이다. 이 경우 적혈구 생성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만, 파괴 속도가 이를 초과해 빈혈이 나타난다.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면역매개성 용혈성 빈혈이 있다. 이는 면역체계가 적혈구를 외부 침입자로 오인해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으로, 황달이나 혈색소뇨 같은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심한 경우 뇌로 가는 산소 공급이 부족해 실신에 이를 위험도 있다. 이 밖에도 진드기 매개 질환인 바베시아증이나 양파·마늘 섭취로 인한 중독 역시 용혈성 빈혈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세 번째는 적혈구 생성 자체가 감소하는 경우다. 골수 기능 저하로 적혈구가 충분히 만들어지지 않는 비재생성 빈혈이 이에 해당한다. 만성신장질환이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히는데, 신장은 적혈구 생성을 자극하는 호르몬인 에리트로포이에틴을 분비한다. 신장 기능이 저하되면 이 호르몬 생성이 줄어들어 빈혈로 이어진다. 갑상선기능저하증, 쿠싱증후군, 애디슨병 등 내분비 질환도 적혈구 생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만성신장질환으로 인한 빈혈은 비교적 서서히 진행돼 보호자가 변화를 놓치기 쉽다. 하지만 신장 손상은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되는 특성이 있어 조기 발견과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반려견의 잇몸 색 변화나 무기력, 호흡 이상 등이 보인다면 단순 노화로 넘기지 말고 동물병원에서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정기검진이 생명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