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요 패스트푸드 제품에서 인체에 유해할 수 있는 플라스틱 화학물질이 높은 수준으로 검출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플라스틱 화학물질은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하거나 단단하게 만드는 데 사용되는 성분을 말한다. 대표적으로 프탈레이트는 유연성을 높이고, 비스페놀 계열은 강도를 강화하며, 과불화화합물은 열과 물에 대한 저항성을 높이는 데 쓰인다. 식품이 생산·포장·유통되는 전 과정에서 플라스틱과 접촉하면서 이 물질들이 음식으로 옮겨갈 수 있다.
플라스틱리스트의 분석에 따르면 치킨 부리또 1인분에서는 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DEHP)가 약 1만4000나노그램 검출됐다. 이는 조사 대상 패스트푸드 평균보다 약 90% 이상 높은 수치다. DEHP는 암 발생과 선천성 기형 위험을 높일 수 있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또한 디메틸프탈레이트(DMP) 역시 다른 제품 대비 현저히 높은 수준으로 확인됐다.
헴버거에서도 플라스틱 화학물질 농도가 높았다. 디이소부틸프탈레이트(DIBP)와 비스에틸헥실테레프탈레이트(DEHT)가 평균치를 크게 웃돌았다.
플라스틱 화학물질은 체내 면역 반응을 과도하게 자극하고 자율신경계와 내분비계를 교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프탈레이트는 임신 과정, 태아와 아동의 성장·발달, 생식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들이 축적돼 있다.
미국 농과대학의 수잔 브랜더 교수는 인터뷰에서 “프탈레이트는 플라스틱 고분자 사이에 느슨하게 결합돼 있어 쉽게 빠져나온다”며 “이 때문에 식품에서 반복적으로 검출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사 대상은 미국 제품이지만, 국내 소비자도 완전히 안심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약리·독성학과 피비 스테이플턴 교수는 “농장에서 식탁까지 거치는 단계가 많을수록 플라스틱 화학물질에 노출될 가능성은 커진다”며 “패스트푸드에서 검출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프탈레이트가 소변을 통해 비교적 빠르게 배출되는 만큼 과도한 공포를 가질 필요는 없지만, 장기간 반복 노출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가공식품 섭취를 줄이고, 조리 시 플라스틱 도구 대신 유리나 스테인리스 소재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노출을 낮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충분한 수분 섭취 역시 체외 배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