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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알츠하이머병이 아닌 다른 형태의 치매와 관련된 새로운 유전적 위험 요인이 규명됐다. 미국 국립보건원 소속 연구진은 루이소체치매와 전두측두치매 환자의 유전체를 대규모로 분석한 결과, 기존 연구에서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던 구조 변이가 이들 질환의 발병 위험과 연관돼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에 게재되며 치매 유전 연구의 범위를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구진은 수천 명의 치매 환자와 대조군의 전장 유전체 데이터를 분석해, 구조 변이라 불리는 대규모 DNA 변화에 주목했다. 구조 변이는 수십에서 수천 개에 이르는 염기서열이 한 번에 삭제되거나 중복, 혹은 잘못된 위치에 삽입되는 형태로 나타난다. 이러한 변화는 단일 염기 수준의 변이보다 생물학적 영향이 클 수 있지만, 분석이 어려워 상대적으로 연구가 제한돼 왔다.

 

이번 분석에서는 머신러닝 기법과 최신 유전체 지도화 알고리즘을 결합해 구조 변이를 정밀하게 탐색했다. 그 결과 루이소체치매 환자 샘플에서 TCPN1 유전자에 존재하는 새로운 구조 변이가 발견됐다. 이 변이는 300개 이상의 염기가 삭제된 형태로, 해당 유전자가 정상적으로 기능하는 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TCPN1은 이미 알츠하이머병의 위험 인자로 알려진 바 있어, 이번 발견은 다양한 치매 질환 간의 공통된 분자 기전을 시사한다.

 

전두측두치매와 관련해서도 의미 있는 결과가 도출됐다. 연구진은 기존에 잘 알려진 C9orf72와 MAPT 유전자의 구조 변이를 다시 확인하며, 분석 방법의 신뢰성을 입증했다. 동시에 유전성 신경퇴행질환과 연관된 여러 희귀 구조 변이도 추가로 확인돼, 치매 유전자의 스펙트럼이 생각보다 넓을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구조 변이에 대한 참고 지도가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자체적인 변이 목록을 구축했다. 이와 함께 분석 코드와 원시 데이터를 공개하고, 연구자들이 관심 있는 유전자를 쉽게 탐색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도구도 제공했다. 이를 통해 유전체 분석 경험이 많지 않은 연구자들도 복잡한 치매 유전 정보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치매의 유전적 구조를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고 평가한다. 개별 질환의 위험 요인을 넘어, 신경세포 손상과 기능 장애로 이어지는 공통 경로를 밝히는 데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앞으로 데이터 규모가 더 확대되면, 치매의 조기 진단과 정밀의학 기반 치료 전략 개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