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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어린 반려견을 안고 동물병원을 찾은 보호자들 가운데는 “심장에서 이상한 소리가 난다는 말을 들었다”며 불안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진료실에서 청진기를 대면 심장 박동과 함께 일정하게 이어지는 소리가 들리기도 하는데, 이는 단순한 잡음이 아니라 선천성 심장질환의 신호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처럼 기계가 돌아가는 듯한 연속적인 심장 잡음은 동맥관개존증으로 불리는 선천성 심장질환의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다. 강아지는 태어나기 전 어미의 뱃속에서 폐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혈액이 폐를 우회하도록 돕는 ‘동맥관’이라는 임시 통로를 가지고 있다. 정상적인 경우 이 통로는 출생 직후 자연스럽게 닫히지만, 일부 강아지에서는 닫히지 않은 채 남아 문제가 된다.


동맥관이 열려 있으면 혈액이 정상 경로가 아닌 방향으로 계속 흐르면서 심장과 폐에 과도한 부담을 준다. 특히 심장의 왼쪽 부위와 폐혈관에 지속적인 압력이 가해지면서 심장이 점차 커지고, 숨이 차거나 쉽게 지치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치료하지 않을 경우 생후 1년 이내에 심부전으로 악화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다행히 동맥관개존증은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가 가능한 질환으로 분류된다. 어린 강아지일수록 치료 효과가 좋으며, 문제의 통로를 물리적으로 막아주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다. 과거에는 개흉 수술이 주된 치료 방법이었지만, 최근에는 혈관을 통해 특수 장치를 삽입해 동맥관을 막는 비교적 덜 침습적인 치료법도 활용되고 있다. 적절한 시기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이뤄진다면 치료 후 일상생활에는 큰 제한이 없다.


다만 모든 동맥관개존증이 동일한 방식으로 치료되는 것은 아니다. 일부 경우에는 혈류 방향이 일반적인 형태와 다른 특수한 유형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경우 무리한 시술이나 수술은 오히려 위험을 키울 수 있어, 반드시 심장 초음파 등 정밀 검사를 통한 전문적인 판단이 필요하다.


강아지는 통증이나 불편함을 말로 표현하지 못한다. 대신 쉽게 숨이 차 보이거나, 또래보다 잘 뛰어놀지 못하고 성장 속도가 느린 모습으로 신호를 보낸다. 특히 어린 반려견에게서 ‘기계음처럼 들리는 심장 소리’가 확인됐다면 가볍게 넘기지 말고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조기 발견과 적절한 치료는 반려견의 삶의 질을 크게 바꿀 수 있다. 동맥관개존증은 분명 위험한 심장질환이지만, 동시에 치료 성공률이 높은 질환이기도 하다. 보호자의 작은 관심과 빠른 결정이 반려견에게는 평생의 건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