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병원 진료실에서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 중 하나는 반려동물이 무엇을 먹고 있는지다. 보호자의 성향과 함께 식단을 묻는 이유는 분명하다. 음식으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이 그만큼 많기 때문이다. 최재용 중리더펫동물병원 대표원장은 최근 보호자 상담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음식으로 ‘고구마’를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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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식이성 또는 알레르기성 피부질환을 가진 반려견 보호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절반 이상이 “조금씩은 괜찮을 것 같아서” 고구마를 급여했다고 말한다. 사람에게 건강식으로 알려진 음식이기에 반려견에게도 무해할 것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그러나 이 지점에서 중요한 오해가 시작된다.


개는 흔히 잡식성으로 알려져 있지만, 해부생리학적으로 보면 육식동물의 특징을 강하게 지닌다. 개와 유전적으로 매우 가까운 늑대가 육식을 기반으로 살아간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육식동물의 소화기는 구조가 단순하다. 위와 소장, 대장으로 이어지는 형태로 단백질과 지방 소화에 최적화돼 있다. 반면 초식동물은 여러 개의 위나 발달한 맹장을 통해 섬유질 위주의 식물을 소화한다. 개의 소화기는 후자와 거리가 멀다.


치아 구조만 보아도 차이는 분명하다. 개의 이빨은 음식을 자르고 찢는 데 적합한 형태로, 곡물을 으깨는 어금니 구조가 거의 없다. 이는 채소나 전분 식품을 소화하도록 진화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강아지가 고구마를 잘 먹는 이유는 타고난 식성이 아니라, 사람이 반복적으로 제공했기 때문이다.


고구마는 전분과 당 함량이 높은 식품이다. 반려견에게 필요 이상의 에너지를 공급해 체지방으로 쉽게 전환될 수 있고, 일부 채소와 과일에 포함된 소량의 단백질은 알레르기 반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한 강아지와 고양이는 비타민 C를 체내에서 합성할 수 있어, 사람처럼 채소나 과일을 통해 보충할 필요도 없다.


결론적으로 반려견은 육류 기반의 사료만으로도 충분한 영양을 섭취할 수 있다. 보호자의 애정에서 비롯된 간식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초콜릿이나 포도처럼 잘 알려진 위험 식품 외에도, 반려견에게 부적절한 음식은 생각보다 많다. 사료 외의 음식을 급여하고 싶다면, 반드시 수의사와 상담한 뒤 결정하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