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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입을 벌려 혀를 보여주세요.” 병원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이지만, 앞으로는 이 한마디가 보다 정밀한 건강 진단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혀의 색깔과 질감만으로 당뇨병이나 위암 등 일부 질환의 위험 신호를 예측하는 프로그램이 개발되면서다.


해외 언론에 따르면 최근 AI 기반 이미지 분석 기술을 활용한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이 기술은 환자의 혀를 촬영한 뒤 색조와 표면 질감의 미세한 차이를 인공지능이 분석해 질병 가능성을 분류하는 방식이다. 연구진은 특정 질환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혀 변화 패턴을 머신러닝 모델에 학습시켜 진단 정확도를 높였다.


연구 내용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의 경우 혀 표면이 누런 기운을 띠거나 건조해지는 경향이 관찰됐다. 이는 혈당 상승으로 인한 탈수와 침 분비 감소, 세균 증식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위암 환자에게서는 혀가 보랏빛을 띠거나 두꺼운 설태가 동반되는 사례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초기 실험에서 AI는 수천 장의 혀 이미지를 학습한 뒤 일정한 조명과 환경 조건에서 색 정보를 분석했다. 그 결과 실제 임상 진단 기록과 비교했을 때 의미 있는 수준의 정확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구진은 이 기술이 기존 검사에 앞서 위험 신호를 포착하는 선별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혀가 전신 건강 상태를 반영하는 신체 부위라는 점에 주목한다. 혀 표면이 유난히 매끈해졌다면 빈혈을 의심해볼 수 있고, 이는 철분이나 비타민 B12, 엽산 결핍과 관련이 있다. 반대로 혀가 지나치게 마르거나 갈라지는 증상은 당뇨병 초기 신호일 수 있다.


또 혀가 창백하거나 희게 보이면 빈혈 가능성이 있으며, 두꺼운 흰색 설태는 세균이나 곰팡이 감염과 연관될 수 있다. 이처럼 혀는 단순한 소화 기관을 넘어 건강 이상을 드러내는 지표 역할을 해왔다. 이번 AI 기술은 이러한 관찰을 데이터와 알고리즘으로 체계화한 시도로 평가된다.


다만 의료계에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혀의 색과 질감은 개인의 식습관, 흡연 여부, 구강 위생 상태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단독 진단 기준으로 사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임상 검사와 의료진의 판단을 보완하는 보조 수단으로 활용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기술은 향후 스마트폰이나 무인 진단 기기와 결합돼 일상적인 건강 관리 도구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병원 방문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간편하게 건강 상태를 점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활용 범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