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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유방암의 발생과 진행에 종양 자체뿐 아니라 주변을 둘러싼 간질 조직의 변화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종양 미세환경 가운데 간질 조직의 구조적 손상이 유방암의 공격성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으며, 이를 활용하면 예방과 치료 전략 수립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서 과학자들은 기계학습 기법을 활용해 기증된 정상 유방 조직과 양성 유방 질환 조직, 침윤성 유방암 조직 등 9천 건이 넘는 조직 샘플을 분석했다. 분석 대상에는 건강한 유방 조직 4천여 건, 양성 유방 질환 생검 조직 약 1천 건, 침윤성 유방암 생검 조직 4천여 건이 포함됐다. 연구진은 현미경으로는 쉽게 구별하기 어려운 간질 조직의 미세한 변화와 손상 정도를 정량화했다.

 

건강한 유방 조직을 기증한 여성들에서는 공격적인 유방암과 연관된 것으로 알려진 위험 요인들이 간질 조직 손상과도 관련돼 있었다. 비교적 젊은 연령, 두 명 이상의 출산 경험, 흑인으로 자기 보고한 인종적 특성, 비만, 가족력 등은 모두 간질 조직 손상이 증가한 것과 연관성을 보였다. 이는 이러한 위험 요인들이 공통된 조직 경로를 통해 유방암 위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시사한다.

 

양성 유방 질환이 있는 여성의 경우, 생검 조직에서 간질 손상이 뚜렷하게 관찰된 사람은 손상이 거의 없거나 경미한 사람에 비해 이후 공격적인 유방암으로 진행할 위험이 더 높았고, 암 발생 시점도 더 빠른 경향을 보였다. 이는 간질 조직 상태가 단순한 동반 현상이 아니라, 향후 암 진행을 예측하는 지표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미 침윤성 유방암으로 진단된 환자들에서는 간질 조직 손상이 심할수록 암의 특성이 더 공격적이고 생존 결과도 좋지 않았다. 특히 가장 흔한 아형인 에스트로겐 수용체 양성 유방암에서 이러한 연관성이 두드러졌다. 연구진은 종양의 생물학적 특성과 간질 조직의 상태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질병 경과를 좌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만성 염증과 반복적인 상처 회복 과정이 간질 조직 손상을 유발하는 주요 요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생활습관 개선이나 항염증 치료와 같은 접근이 간질 조직 변화를 예방하거나 완화함으로써 공격적인 유방암 위험을 낮출 수 있는지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간질 조직 손상 평가는 비용이 낮고 기술적 부담이 적어, 분자 분석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폭넓게 활용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번 연구는 유방암을 종양 세포 중심으로만 바라보던 기존 관점에서 벗어나, 종양을 둘러싼 조직 환경까지 함께 고려해야 함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간질 조직 변화에 대한 이해가 향후 유방암 예방과 치료 전략의 중요한 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