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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소아기부터 여러 장기를 침범하며 치명적인 경과를 보일 수 있는 희귀 유전 질환인 자가면역 다분비 증후군 1형에서, 기존에 자가면역질환과 일부 암 치료에 사용되던 약물이 증상을 효과적으로 완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 연구진은 이 질환이 인터페론 감마의 과도한 활성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음을 규명하고, 이를 억제하는 치료 전략이 실제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APS-1은 면역세포가 자신의 조직을 공격하지 않도록 조절하는 유전자의 결함으로 발생하는 질환으로, 만성적인 곰팡이 감염과 함께 부신 등 내분비 장기의 기능 저하, 위장관과 간, 폐 염증, 탈모, 피부 색소 소실, 장기 손상까지 다양한 증상을 유발한다. 환자의 30% 이상이 생명을 위협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근본적인 치료법은 제한적이었다.

 

연구진은 먼저 APS-1 환자 110명의 혈액과 조직을 분석해 정상인과 비교했다. 그 결과, APS-1 환자에서 인터페론 감마 반응이 비정상적으로 높게 나타났으며, 이 면역 단백질이 질환의 핵심 병리 기전에 관여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어 동일한 유전자 결함을 가진 동물 모델에서도 같은 현상이 관찰됐고, 인터페론 감마가 결핍된 경우에는 자가면역성 조직 손상이 발생하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진은 인터페론 감마 신호 전달 경로를 차단하는 약물인 룩소리티닙에 주목했다. 이 약물을 동물 모델에 투여하자 면역 반응이 정상화되고 장기 손상이 현저히 감소했다. 이후 성인과 소아 환자 5명에게 개인별 상태에 맞춰 약물을 투여한 결과, 1년 이상 치료 과정에서 안전성이 확인됐고 탈모, 구강 칸디다 감염, 위장관 증상, 두드러기, 갑상선 염증 등 다양한 증상이 호전됐다.

 

혈액과 조직 검사에서도 인터페론 감마 수치가 정상 범위로 감소한 것이 확인되면서, 해당 면역 경로를 조절하는 치료가 APS-1의 질병 부담을 줄일 수 있음을 시사했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소규모 연구인 만큼 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지만, 자가면역 질환에서 인터페론 감마의 역할을 새롭게 조명하고 치료 전략을 확장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