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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반려묘와 얼굴을 가까이 맞댔을 때 예상치 못한 입냄새에 놀라는 보호자들이 적지 않다. 고양이의 구취는 단순한 위생 문제로 치부되기 쉽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흔한 원인으로 꼽히는 것이 치주질환이다. 치주질환은 고양이에게 매우 흔하게 발생하며, 방치할 경우 구강 건강은 물론 전신 건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치주질환은 치아를 둘러싸고 지지하는 치주조직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치주조직은 잇몸에 해당하는 치은, 치근 표면을 감싸는 백악질, 치아를 고정하는 치조골, 그리고 이들을 연결하는 치주인대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잇몸에만 염증이 생긴 상태를 치은염이라고 하며, 염증이 더 깊은 조직으로 퍼진 경우를 치주염이라 한다. 일반적으로 치주질환은 이 두 상태를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질환의 시작은 치태 형성이다. 치태는 치아 표면에 남은 세균들이 뭉쳐 형성되는 생물막으로, 자체가 세균 덩어리다. 치태는 잇몸선을 기준으로 나뉘는데, 눈에 보이는 잇몸 위쪽의 치은연상 치태와 잇몸 아래로 파고든 치은연하 치태가 있다. 특히 치주질환을 악화시키는 주범은 보호자의 눈에 잘 띄지 않는 치은연하 치태다.


치태를 제때 제거하지 않으면 치석으로 굳는다. 치석 자체가 염증을 일으키지는 않지만 표면이 거칠어 새로운 치태가 쉽게 달라붙고, 두꺼워질수록 잇몸과 치근 사이를 깊게 파고들어 염증을 악화시킨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치은염에서 초기·중기·말기 치주염으로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이 중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단계는 치은염뿐이며, 치주염으로 넘어가면 진행을 늦추는 것이 치료의 목표가 된다.


초기 신호도 있다. 치아와 잇몸의 경계에 붉은 선처럼 염증이 보인다면 치은염을 의심해야 한다. 이 단계에서 동물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이후 치주질환 진행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예방의 핵심은 치태 관리다. 치태는 약 24시간이면 형성되기 때문에 하루 한 번 양치질로 제거하는 것이 기본이다. 다만 양치만으로 모든 치태를 완벽히 제거하기는 어렵다. 남은 치태는 결국 치석이 되고, 치석은 양치로 제거할 수 없기 때문에 정기적인 스케일링이 필요하다.


스케일링은 치아 표면과 잇몸 아래에 숨어 있는 치태와 치석을 제거하는 시술이다. 특히 잇몸 아래 치은연하 부위의 세균 제거가 목적이기 때문에 고양이가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는 시행이 어렵다. 이 때문에 고양이 스케일링은 반드시 전신마취 하에 진행된다.

 

전문의는 “고양이는 치과 질환에 특히 취약한 동물”이라며 “하루 한 번 양치와 정기적인 스케일링만으로도 치주질환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구취는 단순한 냄새 문제가 아니라 질환의 신호일 수 있는 만큼 가볍게 넘기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꾸준한 구강 관리는 고양이의 삶의 질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보호자의 작은 습관이 반려묘의 건강한 치아와 상쾌한 숨결을 지켜주는 출발점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