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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간암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간암 세포가 스스로 만들어내는 특정 효소를 이용해 항암 효과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기존 항암제와는 다른 작동 원리를 가진 새로운 치료 전략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 연구는 미국 국립보건원 연구진과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공동 연구팀이 수행했으며, 결과는 국제 학술지 Nature Cancer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간암 세포에서 생성되는 효소가 특정 화합물을 항암 물질로 전환해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과정을 세포 실험과 동물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연구의 출발점은 담관암을 포함한 일부 간암에서 관찰되는 대사 효소 이상이었다. 연구진은 수천 종의 기존 약물과 실험용 화합물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YC-1이라는 물질이 간암 세포를 선택적으로 사멸시키는 현상을 발견했다. 이후 작용 기전을 분석한 결과, 이 물질 자체가 항암 효과를 내는 것이 아니라 간암 세포 내에 존재하는 SULT1A1이라는 효소에 의해 활성화되면서 독성을 띠는 항암 물질로 전환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동물 실험에서도 이 기전은 유효했다. SULT1A1 효소를 발현하는 간암을 가진 생쥐에서는 YC-1 투여 후 종양 성장 억제 또는 크기 감소가 관찰된 반면, 해당 효소가 없는 암세포에서는 치료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효소 존재 여부에 따라 치료 반응이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추가 분석을 통해 SULT1A1 효소에 의존해 항암 효과를 나타내는 여러 화합물 계열도 확인했다. 컴퓨터 기반 예측을 활용해 유사한 작용 기전을 가진 후보 물질을 선별할 수 있다는 점도 제시했다. 이러한 접근은 특정 효소가 활성화되는 조직에서만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항암제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다.

 

연구 책임진은 이번 발견이 간암뿐 아니라 다른 암과 질환 치료에도 응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정 조직에서 활성화되는 효소를 활용해 약물을 표적화하는 전략은 부작용을 줄이고 치료 효율을 높이는 새로운 항암 패러다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