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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사무실 책상 앞, 집 안 소파, 이동 중 스마트폰 화면까지. 하루를 돌아보면 ‘앉아 있는 시간’이 얼마나 많은지 새삼 낯설지 않다. 디지털 중심의 업무 환경이 일상으로 자리 잡으면서 움직이지 않는 근무 방식은 표준이 됐고, 그만큼 몸이 보내는 이상 신호도 분명해지고 있다.


질병관리청이 실시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국내 성인의 하루 평균 좌식시간은 최근 5년 사이 뚜렷하게 늘었다. 2018년 8시간대에 머물던 좌식시간은 2023년 기준 9시간 수준까지 올라섰다. 하루 한 시간이 추가로 의자 위에서 사라진 셈이다. 근무 시간에 더해 퇴근 후까지 화면 앞에 머무는 생활이 겹치면서 좌식시간은 자연스럽게 늘어났다.


청소년층의 상황은 더욱 극단적이다. 하루 평균 11시간 이상을 앉아서 보내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습 시간 때문만은 아니다. 학원 수업이 끝난 뒤에도 스마트폰과 태블릿, 노트북 사용이 이어지면서 ‘앉아 있는 상태’가 하루를 관통하는 기본 자세가 됐다.


전문의들은 좌식생활의 위험성을 단순한 자세 문제로 보지 않는다. 오랜 시간 움직이지 않으면 혈액순환이 떨어지고, 대사 기능에도 부담이 쌓인다. 이로 인해 고혈압과 당뇨병, 심혈관 질환 위험이 함께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연구에서는 특정 암 발생과의 연관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몸은 분명히 반응하고 있지만, 생활 방식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흐름을 국제적으로 경고한 곳 중 하나가 세계보건기구 WHO다. WHO는 좌식행동과 신체활동을 함께 다룬 가이드라인을 통해 “앉아 있는 시간이 길수록 의도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주당 일정 수준 이상의 유산소 활동을 권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전문가들은 ‘운동’이라는 단어에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강조한다. 한 대학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숨이 약간 차지만 대화가 가능한 정도의 활동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며 “문제는 운동 강도가 아니라, 하루 중 몸을 쓰는 시간이 거의 사라졌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보건당국 역시 좌식시간 증가를 주요 건강 위험 요인으로 보고 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최근 좌식생활을 줄이기 위한 생활 속 실천 지침을 잇따라 제시하며, ‘운동을 하라’는 메시지보다 ‘덜 앉아 있게 만드는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변화는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점심시간에 한 정거장 먼저 내려 걷고,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는 것만으로도 몸은 반응한다. 하루 대부분을 의자 위에서 보내는 생활이 당연해진 지금,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은 의외로 단순하다. 잠깐이라도 일어나는 것. 몸은 이미 여러 차례 그 신호를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