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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노년기에 접어들면 근력이 눈에 띄게 줄고 쉽게 피로해지는 변화를 겪는다. 이런 상태가 누적되면 ‘노쇠’로 이어진다. 노쇠는 단순한 체력 저하가 아니라, 작은 질병이나 충격에도 회복이 어려워지는 비정상적 노화 과정으로 의료계에서는 관리가 필요한 상태로 분류한다. 최근 일상적으로 마시는 커피가 이 노쇠 진행을 늦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의학계에 따르면 진행된 한 장기 추적 연구에서는 55세 이상 성인 1100여 명을 대상으로 약 7년간 생활 습관과 건강 변화를 관찰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을 하루 커피 섭취량에 따라 여러 그룹으로 나눈 뒤, 체중 변화와 악력, 피로도, 보행 속도, 신체 활동량 등을 종합해 노쇠 발생 여부를 분석했다.


그 결과 하루 4~6잔의 커피를 마신 그룹에서 노쇠 발생률이 가장 낮게 나타났다. 커피를 거의 마시지 않는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근력 저하와 체중 감소가 상대적으로 덜했고, 신체 활동성도 더 잘 유지됐다. 하루 2~4잔을 마신 경우에도 시간이 지날수록 노쇠 위험이 유의미하게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하루 6잔 이상 섭취한 그룹 역시 보호 효과가 관찰됐다.


특히 눈에 띈 부분은 근력 유지였다. 노년기에 흔히 나타나는 악력 감소와 급격한 체중 저하가 커피 섭취량이 많은 집단에서 덜 나타난 것이다. 연구진은 이를 두고 커피가 단순한 기호식품을 넘어 노년기 신체 기능 유지에 일정 부분 기여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카페인만의 효과가 아니라는 점이다. 카페인이 제거된 디카페인 커피를 마신 참가자들에게서도 비슷한 경향이 관찰됐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커피에 함유된 폴리페놀 등 다양한 생리활성 물질이 체내 염증 반응을 낮추고 산화 스트레스를 줄였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노쇠는 근육 감소와 만성 염증, 신경·호르몬 조절 이상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진행되는 만큼, 이런 작용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비슷한 결과는 다른 국가 연구에서도 반복되고 있다. 연구진은 커피 속 생리활성 성분이 염증 조절과 인슐린 민감성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고했으며, 스페인에서 진행된 대규모 연구에서는 중년 이후 하루 네 잔 안팎의 커피 섭취가 사망 위험 감소와 연관된다는 결과도 제시됐다.


전문가들은 다만 커피를 만능 해결책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수면 장애가 있거나 위장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과도한 커피 섭취는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섭취량과 시간대를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연구는 적정량의 커피가 노년기 건강을 지탱하는 하나의 생활 습관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습관처럼 마시던 하루 네 잔의 커피가 단순한 기호를 넘어, 노년의 근력과 활동성을 지키는 작은 버팀목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