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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고양이가 하루에도 몇 번씩 그루밍을 하며 털을 정리하는 모습은 익숙한 풍경이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반려묘의 꼬리만 유독 기름져 보이거나, 털이 떡진 채 노랗게 변색돼 있다면 단순히 더러워진 것으로 넘기기 어렵다. 꼬리 뿌리 부근에 까만 점들이 보이고 특유의 냄새까지 동반된다면 ‘꼬리샘 과증식’을 의심해볼 수 있다. 보호자들 사이에서는 흔히 ‘꼬드름’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꼬리샘 과증식은 고양이의 꼬리와 등 부위가 만나는 지점에 위치한 피지선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면서 발생한다. 이 부위에는 비교적 큰 피지선이 분포해 있는데, 고양이의 고유한 체취를 형성하고 피부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피지 분비가 정상 범위를 넘어설 경우 문제가 된다. 과도하게 분비된 피지가 배출되지 못하고 쌓이면 모공과 모낭을 막아 블랙헤드처럼 보이는 면포가 생기고, 털은 기름에 젖은 듯 엉겨 붙게 된다.


이로 인해 꼬리 뿌리나 엉덩이 인근 털에서 심한 유분감이 느껴지고, 피지와 세균이 뒤섞이며 불쾌한 냄새가 나기도 한다. 특히 털 색이 밝은 고양이의 경우 꼬리 부근이 누렇게 변색돼 보호자의 눈에 더 쉽게 띈다. 증상이 진행되면 국소적인 탈모나 피부 발적이 나타날 수 있고, 심한 경우 이차 감염으로 염증과 가려움이 동반되기도 한다.


꼬리샘 과증식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호르몬 영향이 꼽힌다. 수컷 고양이에서 분비되는 성호르몬은 피지샘을 자극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중성화하지 않은 수컷 고양이에게서 특히 흔하게 나타난다. 다만 중성화 수술을 마친 수컷이나 암컷 고양이에게서도 드물게 발생할 수 있어 호르몬 요인만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그루밍 부족 역시 중요한 유발 요인이다. 비만으로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기 어렵거나, 관절 질환이나 만성 질환, 스트레스 등으로 그루밍 횟수가 줄어들면 피지가 자연스럽게 제거되지 못하고 축적된다. 이 경우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도 꼬리 부위의 상태가 눈에 띄게 나빠질 수 있다.


전문의는 “꼬리샘 과증식은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은 아니지만, 방치하면 만성 염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관리가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증상이 가벼운 단계라면 보호자의 일상 관리만으로도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정기적으로 빗질을 해 털에 붙은 피지와 노폐물을 제거하고, 필요하다면 꼬리 부위의 털을 짧게 정리한 뒤 고양이 전용 약용 샴푸로 관리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반면 피지 분비가 심하거나 염증, 악취가 뚜렷한 경우에는 동물병원 진료가 필요하다. 상태에 따라 항생제나 소염제 처방이 병행될 수 있으며, 약용 샴푸를 일정 기간 사용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중성화하지 않은 수컷 고양이라면 중성화 수술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되는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꼬리샘 과증식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 발견과 꾸준한 관리’라고 강조한다. 박 원장은 “꼬리 상태가 평소와 다르다고 느껴진다면 단순히 씻기는 것으로 끝내지 말고, 수의사 상담을 통해 반려묘에게 맞는 관리법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꼬리의 작은 변화가 반려묘 건강 상태를 보여주는 신호일 수 있는 만큼, 보호자의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