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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마른기침, 가래 섞인 기침, 깊고 묵직한 기침, 개 짖는 듯한 소리의 기침까지. 기침은 소리와 양상만으로도 다양한 얼굴을 가진 증상이다. 여기에 또 하나의 표현이 더해질 수 있다. 바로 ‘오래가는 기침’이다. 그렇다면 기침이 오래 지속된다는 사실만으로 원인을 짐작할 수 있을까. 전문가의 답은 의외로 단호하다.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기침은 기도 안의 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한 정상적인 방어 반사다. 감기나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으로 생긴 기침은 대개 3주 이내에 사라진다. 그러나 8주 이상 이어질 경우 ‘만성 기침’으로 분류된다. Mass General Brigham 소속 폐·중환자의학 전문의 제시카 매캐넌 박사는 “만성 기침은 생명을 위협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원인을 찾는 과정이 쉽지 않아 환자들이 큰 혼란을 겪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만성 기침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은 첫 진료 후 바로 해답과 치료제를 기대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매캐넌 박사는 “만성 기침은 여러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는 경우가 흔해 단번에 해결되기 어렵다”며, 이러한 점을 미리 이해하지 못하면 좌절감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원인 역시 다양하다. 부비동염 같은 코·부비동 문제, 기관지염, 계절성 알레르기, 위식도역류질환, 고혈압 치료에 쓰이는 ACE 억제제 같은 약물 부작용도 지속성 기침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반면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 간질성 폐질환, 만성 폐 감염, 기관지확장증, 폐암 등 비교적 중대한 질환이 배경에 있는 경우도 소수지만 존재한다. 드물게는 귀지 과다 같은 예상치 못한 이유가 기침을 유발하기도 하며, 흡연이나 전자담배, 대마 사용처럼 폐에 자극을 주는 행위 역시 명확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기침이 계속될 경우 약국에서 구입 가능한 진해제, 항히스타민제, 제산제 등을 원인 추정에 따라 시도해볼 수 있다. 하지만 효과가 없다면 의료진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항생제 치료 후에도 기침이 낫지 않거나 호흡곤란, 쌕쌕거림, 흉통, 객혈, 체중 감소, 심한 피로가 동반된다면 진료를 미루지 말아야 한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진찰과 흉부 엑스레이, 폐기능 검사 등이 시행될 수 있으며, 필요에 따라 CT 검사가 추가된다. 다만 경고 신호가 없다면 기침 초기 단계에서 반드시 CT가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의 설명이다.


매캐넌 박사는 환자 스스로 ‘기침 일지’를 써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언제 심해지는지, 마른기침인지 가래가 있는지, 식후나 누웠을 때 악화되는지, 수면을 방해하는지 등을 기록하면 원인 추적에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오래가는 기침일수록 조급함보다는 차분한 관찰과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이 강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