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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병원 응급실 폐쇄가 단순한 의료 접근성 문제를 넘어 심근경색 환자의 생존율까지 악화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반대로 응급실이 새로 개설될 경우, 인근 병원에서 치료받는 환자들의 건강 결과는 뚜렷하게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심장·폐·혈액연구소(NHLBI)의 지원을 받아 진행된 이번 연구는 응급실 개·폐원이 ‘주변 병원(bystander hospital)’ 환자 치료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전국 단위로 분석한 첫 연구다. 연구 결과는 학술지 헬스 어페어스(Health Affairs) 9월호에 발표됐다.

 

연구진은 2001년부터 2013년까지 메디케어 자료를 활용해, 응급실이 폐쇄되거나 새로 문을 연 병원 인근 3,720개 병원에서 치료받은 심근경색 환자 100만 명 이상의 진료 결과를 분석했다. 심근경색은 치료 지연이 곧 사망 위험 증가로 이어지는 대표적 질환이기 때문에 분석 대상으로 선정됐다.

 

분석 결과, 인근 응급실 폐쇄로 인해 환자가 다른 병원까지 이동하는 시간이 30분 이상 늘어난 지역에서는 부정적인 변화가 뚜렷했다. 해당 지역 병원에서 치료받은 환자들의 1년 내 사망률은 8% 증가했고, 30일 이내 재입원율도 6% 높아졌다. 심장 혈관을 넓히는 스텐트 삽입이나 혈관성형술을 받을 가능성은 4% 감소했다.

 

반면 응급실이 새로 개설돼 이동 시간이 30분 이상 단축된 지역에서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났다. 주변 병원 환자들의 1년 사망률은 5% 감소했고, 심장 시술을 받을 가능성은 12% 증가했다. 응급 의료 인프라 확충이 직접적인 생존율 개선으로 이어진 셈이다.

 

연구에 참여한 NHLBI 니콜 레드먼드 박사는 “응급실 폐쇄는 이미 과부하 상태에 놓인 병원들의 진료 역량을 더욱 약화시키며, 사회·의학적으로 취약한 환자들이 많은 지역일수록 건강 격차를 키울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주저자인 르네 시아 박사(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는 “응급실이 문을 닫으면 환자들은 자연스럽게 인근 병원으로 몰리게 되고, 이미 붐비던 병원은 동일한 진료의 질을 유지하기 어렵다”며 “의료 취약 지역에 응급실을 신설하는 것은 환자 예후를 개선할 수 있는 중요한 해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심근경색 환자뿐 아니라 모든 응급 환자에게 적용될 수 있는 중요한 시사점을 담고 있다고 밝혔다. 의료 자원이 부족한 지역일수록 응급 의료 인프라의 변화가 생명과 직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 논리 중심의 의료 체계에 대한 정책적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