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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뇌졸중이나 절단 후 발생하는 환상지 통증과 같은 만성 신경병증성 통증을 겪는 환자의 뇌 안에서, 통증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신호가 처음으로 장기간 기록·분석됐다. 연구진은 가정 환경에서 수개월간 수집한 뇌 활동 데이터를 머신러닝으로 분석해, 만성 통증 상태와 연관된 특정 뇌 영역과 객관적 바이오마커를 확인했다. 만성 통증을 뇌 회로 차원에서 이해하고 치료로 연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시한 연구로 평가된다.

 

이번 연구는 미국 국립보건원의 BRAIN 이니셔티브와 HEAL 이니셔티브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결과는 신경과학 분야 권위지인 Nature Neuroscience에 게재됐다. 연구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의 프라사드 시르발카르 교수가 주도했다.


만성 통증은 전 세계적으로 장애를 유발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신경계 손상으로 발생하는 신경병증성 통증은 기존 약물 치료에 반응이 좋지 않고, 환자의 일상 기능과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의 통증은 말초 신경 손상이 아닌, 뇌 자체에서 기원한 것으로 추정되는 유형이었다.


연구진은 뇌의 앞쪽 대상피질과 안와전두피질에 전극을 이식한 뒤, 환자들이 집에서 생활하는 동안 하루 여러 차례 뇌 신호를 기록했다. 환자들은 통증의 강도와 양상, 정서적 영향을 스스로 평가한 직후 원격 장치를 이용해 뇌 활동을 측정했다. 이렇게 축적된 장기간 데이터는 기존 연구에서 시도되지 않았던 접근 방식이다.


분석 결과, 안와전두피질의 활동 패턴을 기반으로 개별 환자의 만성 통증 상태를 예측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만성 통증이 특정 뇌 회로의 지속적인 활동 변화로 표현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이를 개인 맞춤형 통증 바이오마커의 초기 형태로 해석했다.


연구진은 별도로 급성 통증 상황에서의 뇌 반응도 비교했다. 열 자극을 통해 급성 통증을 유발했을 때는 앞쪽 대상피질이 주로 관여하는 양상이 관찰됐다. 이는 급성 통증과 만성 통증이 뇌에서 서로 다른 방식으로 처리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다. 다만 이 분석은 소수 환자에 기반한 만큼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월터 코로셰츠 국립신경질환·뇌졸중연구소 소장은 이번 연구에 대해 “BRAIN 이니셔티브에서 개발된 뇌 측정 기술이 만성 통증이라는 중대한 공중보건 문제에 적용된 대표적 사례”라며 “비중독성 통증 치료로 이어질 가능성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번 성과가 만성 통증을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뇌 자극을 통해 통증 회로를 조절하는 치료법 개발의 토대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파킨슨병이나 중증 우울증 치료에 활용되고 있는 적응형 심부뇌자극술이 향후 만성 통증 치료에도 적용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를 통해 통증 관련 뇌 바이오마커를 정교하게 확립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