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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면역세포가 더는 싸우지 못할 정도로 지치면, 암은 그 틈을 비집고 자라난다. 그러나 최근 미국 마운트시나이 아이컨 의대 장 빈(Bin Zhang) 교수 연구팀이 ‘지친 T세포’를 되살릴 수 있는 두 가지 기전을 규명하면서 면역항암 치료의 가능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연구 결과는 각각 《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과 《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첫 번째 연구는 암세포가 면역을 회피하는 메커니즘 중 하나로 ‘T세포 소진’에 주목했다. T세포는 암세포를 인식하고 제거하는 주력 병사지만, 장기적인 싸움 속에서 쉽게 지쳐버린다. 연구팀은 이때 T세포의 활성을 높이기 위해 4-1BB라는 공동자극 수용체를 자극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T세포의 소진이 오히려 심화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 연구진은 T세포 내 산화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GSH 및 GPX4 대사경로와, 이를 억제하는 면역 억제 수용체 A2BR에 주목했다. A2BR을 유전적으로 제거하자 GSH와 GPX4의 대사활성이 안정되었고, 4-1BB 자극하에서도 T세포의 생존율이 높아지고 소진은 크게 감소했다. 이는 면역세포의 대사를 조절해 항암 효과를 극대화하는 신전략임을 시사한다.


장 교수는 “T세포의 가속 페달을 밟되, 브레이크를 제거한 셈”이라며 “삼중음성 유방암, 폐암, 흑색종 등 다양한 종양 모델에서 동일한 효과를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이 기전을 활용한 유전자 편집 기반 면역세포 치료법도 병행 개발될 예정이다.


두 번째 연구에서는 또 다른 면역 억제 단백질인 CD73을 겨냥했다. CD73은 암세포 표면에 존재하며, 면역세포 특히 CD8+ T세포의 활성을 억제한다. 연구진은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의 종양조직을 공간 다중 오믹스 기술로 분석해, MGAT1이라는 효소가 CD73의 세포막 이동과 발현을 조절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MGAT1은 본래 단백질 구조 형성에 관여하는 효소지만, 암세포에서 과도하게 작동하면 CD73이 더 쉽게 세포막에 자리잡을 수 있도록 도와 면역 회피능력을 높인다. 연구팀은 이 상호작용을 차단할 수 있는 신규 저분자 화합물 ‘W-GTF01’을 개발해 CD73 이동을 억제했고, 결과적으로 암세포의 면역 회피를 저지하며 기존 면역항암제의 반응성을 회복시키는 데 성공했다.


장 교수는 “MGAT1-CD73 축을 차단함으로써 암세포에 대한 면역 반응을 실질적으로 회복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치료가 까다로운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에게 유망한 접근”이라고 강조했다.


두 연구는 암세포의 면역 회피를 분자 수준에서 억제하고, 기존 면역항암 치료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돌파구로 평가된다. 향후 연구팀은 두 메커니즘을 기반으로 병용치료 전략과 임상 적용을 위한 후속 연구를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