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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로슈와 재즈 파마슈티컬스가 공동으로 진행한 3상 임상시험 IMforte의 성과가 드러나면서, 소세포폐암 치료제 ‘젭젤카(Zepzelca)’와 ‘테센트릭(Tecentriq)’의 조합이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으로 주목받고 있다. 두 약물을 병용한 유지요법은 테센트릭 단독 대비 환자의 사망 위험을 27% 낮춘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결과는 2025년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연례 학술대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 임상은 광범위기 소세포폐암(ES-SCLC) 1차 치료 종료 후 유지요법으로 젭젤카를 테센트릭에 추가 투여했을 때의 효과를 측정한 것이다. 병용군의 중앙 생존 기간은 13.2개월로, 테센트릭 단독군의 10.6개월보다 유의미하게 길었다. 암 진행 또는 사망 위험도 46% 낮췄으며, 무진행 생존기간(PFS)은 5.4개월 대 2.1개월로 병용군이 두 배 이상 길었다.

이번 성과는 단순한 생존율 개선을 넘어, 젭젤카의 1차 치료제로의 전환 가능성도 시사한다. 젭젤카는 현재 항암화학요법 이후 사용되는 치료제로 미국 FDA로부터 가속 승인 상태지만, IMforte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식 허가 신청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로슈 입장에서도 경쟁사 아스트라제네카의 임핀지(Imfinzi)와의 간극을 줄이는 데 병용 전략이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젭젤카 추가로 치료 관련 이상반응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병용군에서는 이상반응 발생률이 83.5%로, 테센트릭 단독군의 40% 대비 두 배 이상이었다. 특히 3~4등급의 중증 이상반응은 각각 25.6%와 5.8%로 큰 차이를 보였다. 치료 중단율 역시 병용군이 6.2%로, 단독군의 3.3%보다 높았으며, 약물 관련 사망률도 0.8% 대 0.4%로 집계됐다.

ASCO의 최고 의료책임자 줄리 그래로우 박사는 이에 대해 “무진행 생존기간은 여전히 짧고, 독성 문제는 개선이 필요하다”며 한계를 짚었다. 다만 Jazz의 연구개발 책임자 롭 이안노네 박사는 “대부분의 부작용은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며 “전통적 항암제보다 안전하면서 유지요법으로 적용 가능한 화학요법제라는 점에서 젭젤카의 선택은 정당했다”고 평가했다.

현재 소세포폐암 1차 치료는 유도화학요법 이후 면역관문억제제를 유지요법으로 사용하는 구조다. 하지만 화학요법의 지속 투여는 독성 문제로 배제되는 경우가 많아, 그 공백을 메울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는 것이 Jazz와 로슈의 판단이었다. 젭젤카는 DNA 전사 억제제라는 기전상, 화학요법제이지만 독성은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에서 유지요법 후보로 선택됐다.

한편, 보다 혁신적인 치료제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암젠이 개발 중인 이중특이 항체 ‘임델트라(Imdelltra)’는 DLL3 표적 약물로, 최근 2차 치료제 3상에서 전체 생존기간 연장을 입증하며 주목받았다. 로슈 역시 해당 기전을 기반으로 한 공동 임상을 진행 중이며, 1차 치료 유지요법으로의 확장을 겨냥하고 있다.

현재 젭젤카는 FDA의 정식 승인을 위한 두 건의 3상 임상 중 하나인 IMforte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했고, 또 다른 3상인 Lagoon은 2026년 상반기에 주요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재즈는 젭젤카의 미국 판권을 2019년 스페인 파마마르(PharmaMar)로부터 2억 달러 선불과 최대 8억 달러 마일스톤으로 인수했다.

항암제 라이선싱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는 재즈는 최근에도 지메웍스(Zymeworks)로부터 도입한 이중특이 항체 ‘지이헤라(Ziihera)’를 통해 HER2 양성 담도암 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은 데 이어, 위암·유방암으로 적응증 확대를 추진 중이다. 최근에는 신경교종 후보물질 도르다비프론 확보를 위해 카이메릭스(Chimerix)를 9억3,500만 달러에 인수하는 계약도 체결했다.

이안노네 박사는 향후 사업 전략에 대해 “우리는 기전보다는 환자에게 실질적 혜택을 줄 수 있는 약물에 집중할 것이며, 재즈는 이를 성공적으로 개발하고 상용화할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